여뀌속의 덩굴성 한해살이풀인 ‘며느리배꼽’은 잎자루와 줄기에 밑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고, 삼각형의 뾰족한 잎에서는 신맛이 난다. 꽃은 연한 녹색이며, 열매는 연두색, 보라색, 검은색으로 변하며 익는 게 마치 보석 같다.

‘며느리배꼽’은 잎자루가 잎의 배꼽 위치에 붙고 열매가 포엽(苞葉) 중앙에 쌓이듯 달려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날카로운 가시가 살쾡이를 연상시켜 ‘사광이풀’이라고도 하는데 《조선식물향명집》(1937)에 ‘며누리배꼽(사광이풀)’으로 기록된 후 《한국식물명감》(1963)에서 ‘며느리배꼽’으로 개칭되었고, 현재 국가표준식물목록의 추천명이 되었다. ‘며느리밑씻개’와 함께 며느리를 비하한 이름이라거나 일본명의 영향을 받았다하여 ‘사광이풀’이라 부르자는 주장도 있으나, “여러 이름이 있을 경우 가장 적합하고 보편성 있는 이름을 대표로 채용하고 나머지는 괄호 안에 넣어 처리 한다”는 《조선식물향명집》의 사정요지에 비추어 보면 ‘며느리배꼽’이 더 보편적이라 판단한 것 같다.

중국명은 ‘杠板归(gang ban gui)’인데, 어느 산골에 사경을 헤매는 환자가 있어서 다급한 나머지 사람들이 문짝을 떼어 그 환자를 싣고 가게 되었다. 급히 이동하다 보니 환자의 손에 이름 모를 가시덩굴이 걸리게 되었고, 환자가 위중하고 갈증을 호소하므로 급한 맘에 그 덩굴의 잎과 열매를 먹이게 되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병이 치유되어 환자는 일어서고 운반하던 막대기(杠)와 문짝(板)을 메고 돌아왔다(歸)하여 杠板歸(강판귀)라 부르게 된 것이란다. 일본명은 ‘イシミカハ(이시미카하)’로 오사카의 석현천(石見川)이라는 지명에서 유래했다는 설 등이 있으나 정확한 의미와 어원은 불명이다.

북한에서는 ‘참가시덩굴여뀌’, 제주에서는 ‘개모믈’이라고도 부른다. 속명 Persicaria(페르시카리아)는 잎이 persica(복숭아)의 잎을 닮은 여뀌속을 지칭하고, 종소명 perfoliata(페르폴리아타)는 ‘관생엽(貫生葉)의’라는 뜻으로 줄기가 잎자루의 밑에 붙은 한 쌍의 작은 잎을 관통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최동기 (식물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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