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탄리 일원 6개리 마을주민들, 8년째 “운행횟수 늘려달라” 민원
인근 용산리·춘천댐·지내리 종점서 5~9km…“노선중복으로 예산낭비”

고탄리 사람들은 시내버스만 생각하면 열불이 난다. 버스를 기다리다 하루해가 다 가기 일쑤고, 한겨울이면 오지 않는 버스 정류장에서 얼어 죽을 지경이다. 몸이 아파 병원에라도 가려는 노인들은 오히려 병이 더 도질 지경이다.

사북면 고탄리를 오가는 37번 시내버스는 현재 하루에 여섯 번 운행한다. 인람리에서 오전 6시 40분, 8시 50분, 12시 10분에 출발하는 버스와 양통에서 오후 2시 40분, 6시 10분, 9시에 출발하는 버스다.

시내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이나 아침 일찍 진료를 받으려는 노인들은 6시 40분 버스를 탈 수밖에 없다. 시내에 도착하는 시간은 대략 7시 30분. 이들은 9시까지 기다릴 곳이 없어 하릴없이 지하상가를 돌아다닌다. 그 다음에 배차되는 버스를 타면 출근을 하지 못하거나 오전에 볼 일을 다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내에서 마을로 돌아올 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막차가 저녁 8시라 통학을 하는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돌아올 때는 춘천댐을 오가는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어 한밤중에 데리러 나가야 한다. 그나마 희망택시는 가일리를 제외하고는 이용할 수가 없다.

현재 37번 버스를 이용하는 마을은 고탄리 외에 고성1·2리, 송암리, 인암리, 가일리 등 6개리다. 이들은 2011년부터 8년째 시내버스와 관련해 민원을 제기해 왔지만, 춘천시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해왔다. 2013년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진정을 해 그해 12월 18일 강남주민센터에서 합의서도 작성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들의 요구는 운행횟수를 늘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인근 용산리 종점, 춘천댐 종점, 지내리 종점까지 운행하는 노선을 고탄리 일대까지 연장하거나 화천을 오가는 시내버스를 고탄지역을 경유시켜달라는 것이었다.

용산리 종점과 춘천댐 종점, 신북면 지내리 종점에서 고탄리까지 거리는 약 9km, 5km, 5.4km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용산리 출발 학곡리 및 후평동 구간 운행횟수는 합쳐서 24회고, 춘천댐 출발 시내버스는 6회다. 지내리 출발 시내버스는 9회다. 인근 종점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차편이 모두 39회에 이른다. 고탄리 일원 마을주민들은 이 중 몇 회만이라도 고탄리 지역까지 운행을 늘려달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시에서는 2014년에 제기한 민원에 대해 “인근지역 운행노선을 연장하면 또 다른 민원이 발생될 우려가 있다”고 답했고, 2016년 민원에 대해서는 “다른 노선과 대비했을 때 운행횟수가 적지 않고, 이용현황이 저조해 증차가 어렵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 지역 6개리에는 최근까지 인구가 계속 증가세에 있다. 고탄리에서 25년째 살고 있는 주민 김성한(68) 씨는 “귀농·귀촌하는 사람들 때문에 25년 동안 인구가 배나 늘었다. 현재 6개리에는 329가구 890명이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귀농·귀촌으로 인한 인구증가와 함께 ‘하이록 체험농장’과 용화산 및 용화산휴양림을 찾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 운행횟수를 늘려야 되는 또 다른 이유라는 설명이다.

경영악화로 인해 대한·대동운수가 이달부터 일부 노선의 운행을 줄이고 운행구간도 단축하는 등 교통 소외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정부가 내년 8월까지 대중교통체계 및 노선 개편에 대한 용역을 통해 최적의 노선과 운영방식을 결정하겠다는 중장기계획을 내놓았다. 마을주민들은 한결같이 “효율적인 노선개편으로 주민불편은 물론 예산낭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흥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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