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둔 남북 예술단 공연의 제목이었다. 이제 가을이 오고 있다. 지난 판문점 회담에서는 오는 가을 남북 정상회담을 약속했다. 그리고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다소 지지부진 하던 북-미, 남북 정상회담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이들의 종착 지점은 70년 전쟁을 마감하는 ‘종전 선언’이다.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승화시켰던 강원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8월 평양에서 열린 유소년 축구 대회에 이재수 춘천시장도 몸을 실었다. 분단 이후 최초로 춘천시장이 공식적으로 평양 땅을 밟았다. 수부도시 춘천의 몸도 마음도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남북 교류가 활성화된다면 춘천의 상대 도시는 당연 북강원도 도청 소재지인 원산시가 될 것이다. 원산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 평양 다음 ‘제 2도시’로 불릴 만큼 가장 주목 받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연초 신년사에 “올해에 군민이 힘을 합쳐 원산갈마해양관광지구 건설을 최단기간 내에 완공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은 이 지역을 명실상부한 국제 도시로 건설하기 위해 2013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의로 정령 48호를 발표하여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개발을 공식화 했고, ‘원산-금강산 총계획’도 발표했다. 또한 2015년에는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원산-금강 국제관광지대 투자대상 안내서”를 발간하며 자본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계획에 의하면 원산-금강산 계발을 1)원산지구 2)통천지구 3)금강산지구로 나누어 개발하고 있다. 원산지구에는 송도원해수욕장과 갈마반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비롯해, 새날호텔 등 총 3천여 객실과 리조트의 완비를 목전에 두고 있다. 또한 이 지역에는 최고의 설질을 자랑하는 마식령 스키장이 위치해 있다.

통천지구는 원산시에서 남쪽으로 52km 떨어진 곳으로, 관동 8경 중 하나인 총석정, 동정호 자연호수와 백사장 등 9개의 관광명소가 있다. 금강산지구는 천하 명승이라 하는 외금강 만물상과 내금강, 해금강 등이 위치해 있다.

북한은 이 지역의 기반 시설도 완성해가고 있는데 두 번째 국제공항인 ‘갈마 국제공항’이 이미 운행 중이다. 이 비행장이 완성됨으로써 원산시를 중심으로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을 비행기로 1~2시간, 홍콩, 대만까지도 3~4시간 정도에 이동이 가능해졌다. 또한 이미 건설된 1만톤급 국제 선박 접안시설과 함께 러시아-중국-일본-동해안을 국제항을 잇는 체모(體貌)도 완성된다. 현재 보수 중인 원산-평양-단동, 원산-청진-핫산 철도, 평양-원산, 함흥-원산 고속도로가 완비된다면 원산은 이제 관광-교통-물류의 국제도시로서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된다. 얼마 전 국내 유수의 투자기관에서는 ‘원산국제개발은행’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국제도시 ‘원산’과 대륙으로 가는 관문 ‘춘천’의 교류가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우리 스스로에게 진중하게 물어봐야 할 때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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