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아서 밤을 지새워 본 적이 있는가? 혹은 새벽에 잠에서 깬 적이 있는가? 새벽은 활기찬 낮과는 다른 고요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혼자 깨어있는 조용한 새벽은 마치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한 분위기를 낸다. 어떤 이유에서건 새벽에 깨어있는 영혼들에게 나는 방탄소년단의 ‘네 시’를 추천하고 싶다.

‘네 시’는 2017년 6월에 발매된 감성적인 발라드 곡이다. 작사, 작곡은 방탄소년단의 구성원인 RM과 V가 했으며, 노래 역시 이들이 불렀다. 이 음악은 정식으로 나온 음원이 아니므로 방탄소년단의 공식 SNS, 블로그에서 내려 받을 수 있으며,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다.

‘네 시’는 방탄소년단의 유명한 곡인 ‘불타오르네’, ‘DNA’ 같은 EDM, 힙합 곡과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 음악은 박자가 빨라지거나, 음이 높아지는 부분이 없다. 선율은 마치 옅은 바람을 맞은 들풀의 움직임처럼 잔잔하게 흘러간다.

나는 이 노래 이상으로 새벽에 듣기 적절한 음악을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방탄소년단은 빠르고 강한 노래만 한다는 편견도 깨질 것이다.

이 음악은 멜로디도 좋지만, 가사가 정말 매력적이다. 새벽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다른 노래들은 사랑하는 연인을 떠올리거나, 외로움에 사무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네 시’는 새벽에 깨어있는 이의 심정을 잔잔하게 묘사한 가사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면, “난 어쩔 수 없이 별 수 없이 달빛 아래 흩어진 나를 줍고 있어” 라는 부분이 그렇다.

게다가 새벽을 묘사해주는 가사를 많이 사용했다. “너의 노랫소리가 한 걸음씩 두 걸음씩 붉은 아침을 데려와”, “저 달이 잠이 들면 함께 했던 푸른빛이 사라져” 같은 시적인 가사로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새벽의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네 시’를 들으면, 달이 밝게 뜬 새벽에 아무도 없는 공원으로 초대해준 것 같다.

나는 이 노래를 내 인생 곡으로 꼽는다. 나는 이 노래를 듣고 내가 가진 고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세상에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휩쓸려 지내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나의 걱정이었다.

“오늘도 난 적당히 살아가/ 발맞춰 적당히 닳아가/ 태양은 숨이 막히고/ 세상은 날 발가벗겨놔.”

이 구절에서 나는 울고 말았다. 마치 나를 달래주기 위해 이 노래를 만들었다는 착각이 들만큼, 내 심정을 대변해주었다. 이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한 번쯤 경험해 본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의 팬들 사이에서는 이 곡이 명곡 TOP5에 꼽힐 만큼 좋은 노래이다. 나는 ‘네 시’라는 곡에 5점 만점 중 5점 이상의 점수를 줄 수 없어서 아쉽다. 걱정으로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밤, 당신도 ‘네 시’와 함께 하길 바란다.

 

이초원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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