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살펴보던 중 “장사가 정말 안 된다”라는 지인의 글이 눈에 띄었다. 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가며 즐거운 일상 글을 쓰는 이였기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요즘 육림고개에는 청년 창업자를 위한 공간이 많이 늘어나고 다양한 행사가 펼쳐져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주말에 들른 육림고개는 다른 지역의 청년몰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조용해 보였다. 무엇이 문제점일까. 3년 전쯤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있었던 청년몰을 현재 육림고개에서도 보게 돼 일반 고객들 입장에서 유사한 콘셉트의 공간을 굳이 찾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점을 간과한 것은 아닐까?

현재 지역에서의 청년 창업지원은 ‘글’ 프로그램이 없는 컴퓨터나 다름없다고 본다. 지원혜택은 공간이 만들어지기까지일 뿐 이후 ‘관리’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컨설팅과 교육이 있을 것이지만, 실제 사업 역량에는 도움이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업에 있어 역량강화는 주중이든 주말이든 찾는 손님의 증가와 연결돼야 한다. 아무리 교육을 받고 청년 창업가끼리 모임을 가진다 해도 손님 증가에 영향을 끼칠 수 없다면 백해무익이다.

그래서 무엇을 지원해주어야 할 것인가. 나는 공간과 사람의 스토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은 공간을 탐닉하는 것인데 여행을 갈 때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있을 수 있는 공간을 제일 먼저 찾는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게 하는 공통점으로 나는 3가지를 꼽는다. 첫째, 공간을 만들어가는 창업자의 정성, 둘째, 분명한 창업동기와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 셋째, 그런 창업스토리를 많은 사람들과 소통해 나가는 단단한 연결고리다. 단순 컨설팅과 교육으로는 이 세 가지를 충족하기 어렵다.

우선 청년지원 선발기준이 세밀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지역에 창업하고 싶은 청년을 대상으로 창업을 하게 된 동기, 목표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하며 그 가치가 지역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누리고 싶어할지 계속 발전 가능할지, 그리고 다른 창업자들과 공존할 수 있을지를 파악해 선별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때는 지역민과 교류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예로 들어, 복지관이나 여러 생활교육기관과 연계하여 교육 및 여가프로그램에 청년 창업가들을 활동시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창업자는 지역 고객에게 자신의 사업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소통해서 기존 상품 및 서비스 개선을 할 수 있고 고객은 지역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을 때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질 수 있다.

단순히 청년창업이 증가한다는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할 게 아니라 5년, 10년, 20년이 되어도 지역 고객과 꾸준히 소통하고 다른 지역의 사람들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공간으로 커나갈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진정한 청년창업의 성공이 아닐까.
 

김다솔 (춘천시문화재단 공연서비스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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