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직접민주주의위원회 공유자리 열려
‘정보공개-시민참여 플랫폼·실행체계 구축-주민자치 강화’가 핵심

 

춘천시의 직접민주주의 구현에 대한 밑그림이 나왔다.

‘행복한 춘천시민정부 준비위원회’ 직접민주주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오후 3시 시청 민방위교육장에서 포럼을 열고 마지막 공유의 자리를 마련했다.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기본체계는 다음과 같다.

우선 투명하고 친절한 정보공개가 전제된 상태에서 시민들이 온·오프라인 참여 플랫폼을 통해 제안을 하면 민회나 주민총회, 당사자협의체, 공론화위원회 등을 통해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구체적인 계획을 도출하고 행정을 통해 실행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보공개제도를 개선하고, 시민참여 플랫폼과 실행체계를 구축하는 것과 아울러 마을 단위의 주민자치를 강화하는 것이 세부과제로 제시됐다

정보공개제도 개선

시민참여를 돕기 위해서는 먼저 정보공개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온라인 정보소통공간의 운영이 제시됐다. 시민의 요구에 앞서 먼저 필요한 정보를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이 정한 한도 내에서 가능한 모든 정보를 사전에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정책입안단계부터 추진계획을 공개해 시민이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나아가 시민이 온라인을 통해 관심분야를 선택하면 정기적으로 관련 자료를 이메일로 제공하는 정보공개 메일링시스템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위원회는 이를 위해 시민단체, 전문가, 행정이 함께 참여하는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시민참여 플랫폼

플랫폼은 온·오프라인 투 트랙(two track)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오프라인 플랫폼의 핵심은 민회다. 5인 이상의 마을 단위 민회에서 논의된 의제가 읍면동 단위의 주민총회와 시 전체의 시민총회를 거쳐 정책으로 제안되는 형식이다. 시민제안, 토론, 공론화 발의 등이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안된 정책은 사안에 따라 주민자치회, 당사자협의체나 주민참여예산위원회, 공론화위원회 등으로 넘겨진다.
실행체계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실행 단위가 구성되고 이를 총괄할 실무추진단이 시장 직속으로 구성돼야 한다는 제안이다. 실행 단위는 당사자협의체, 주민참여예산위원회, 공론화위원회 등 크게 세 가지다.

당사자협의체는 계층별, 의제별 당사자들이 모여 정책을 논의하는 단위다. 노인과 청년 관련 협의체를 우선 구성해 상설로 운영될 계획이다. 시민들의 참여로 결정된 정책들이 힘 있게 실행되려면 예산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운영방식이 개선돼야 한다. 공개모집과 공개추첨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행정계획을 심의하고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권한을 갖는다. 공론화위원회는 전문가와 계층별 대표성을 고려해서 구성된다. 공론화가 필요한 의제 중 100~300명이 공감한 시민발의는 공론화위원회의 공론화 대상이 된다. 행정에서 발의한 사업 또한 필요하면 공론화위원회로 넘겨진다. 공론화는 공청회, 타운 홀 미팅(town hall meeting), 공론조사 등 사안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된다.

주민자치 강화

직접민주주의는 무엇보다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 마을 단위부터 일상적인 주민자치가 실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마을 단위의 ‘민회’와 ‘주민자치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마을계획을 수립하고, 행정업무의 일부를 위탁받아 시행하고, 자치센터 공간운영에 대한 자율권이 보장되는 등 구체적인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 또, 주민들이 결정한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이 지원돼야 한다. 이를 돕는 공동체 프로그램이나 마을활동가(코디네이터) 지원도 필요하다. 우선 내년부터 3~4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점차적으로 확대해 2022년에는 전 지역으로 확대해 시행하는 관련 조례부터 제·개정해야 한다.

이와 같이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위원회의 최종 보고서 밑그림이 마련됐지만,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보고서가 최종 승인되면 먼저 관련 관련 조례부터 제·개정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라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아무리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밥상이라도 와서 먹는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당사자협의체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상설로 단일한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대표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이익단체로 전락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당사자협의체도 지역별 민회처럼 계층·의제별 민회로 설정해 다양한 그룹이 의견을 내고 이를 공론화 영역으로 넘기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흥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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