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춘천박물관 특별전 ‘오백나한,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11월 25일까지

이미 오래전 폐사된 절터에서 주민이 발견한 오백 나한은 종교적·역사적 배경도 알 수 없지만 꾸밈없는 수수한 눈길로 무언가를 응시하며 미소를 건네는 듯, 친근한 표정을 마주하는 순간 관람객은 마음을 빼앗긴다.
나한은 아라한(阿羅漢)의 줄인 말로, 산스크리트어 아르하(Arhat)의 음역이다.

온화한 미소를 따라 짓게 만드는 ‘선정(禪定)에 든 나한’.

나한은 내안에 깨달은 자를 뜻하고 깨달은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불상이나 보살상과는 달리 경전의 도상에 얽매이지 않아 여러 모습의 자세로 모든 표정이 다르게 조각된 것처럼 각양각색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달 28일부터 열리고 있는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상태)의 특별전 ‘창령사 터 오백나한,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에서 만날 수 있는 표정들이다. 이번 전시는 나한을 감상하는 공간과 정보를 얻는 공간, 그리고 나한상을 주제로 창작해온 지역작가 작품 전시공간으로 분류된다.

감상공간에서는 기존의 군집전시에서 벗어나 가까이서 개별적으로 대화하며 나한마다 다른 감정을 느껴볼 수 있다. ‘선정(禪定)에 든 나한’, ‘가사를 쓴 나한’, ‘손을 모은 나한’ 등 가상으로 이름을 부여한 나한들이 숲을 연상시키는 박물관 좌대에서 수행을 하고 있는 모습들이 새롭다.

정보공간으로 넘어가면 나한에 대한 많은 궁금증이 풀린다. 나한의 옷차림과 보존처리 이야기, 발굴터에 대한 정보와 훼불의 근거 등 정보를 공유 하는 가운데 편히 쉴 수 있는 휴식공간까지 마련됐다.

특별전 개막과 함께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인문예술 강좌’, ‘요가를 통한 호흡 명상법’, ‘전시해설’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국립춘천박물관 2층 특별전시실에서 11월 25일까지 전시되며 도보관람객은 기존 정문을 이용하고 차량은 복합문화관 건립공사로 인해 호반체육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박물관 뒷길을 이용해야 한다.

‘500나한’ 중 당신의 마음을 닮은 나한은 어느 것인가. 당신의 마음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들여다보자.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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