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벼는 전 세계 인구의 4할 정도가 주식으로 하는 주요한 식량 자원으로 벼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전래 시기, 경로 등에 대해서 여러 설이 있지만 대체로 청동기시대 또는 그 이전부터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일본까지 전파된 것으로 본다. 재배하는 벼는 크게 아프리카벼(O.glaberrima S.)와 아시아벼(O. sativa L.)로 나누는데 아시아벼는 다시 자포니카(japonica), 자바니카(javanica) 및 인디카(indica) 종으로 나눠지고 한국, 일본 및 중국의 동북지역에서 재배되는 품종은 자포니카 종류이다.

벼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인도에서는 벼를 bras, beras라고 하고 그와 유사한 드라비다어로는 vari, per라고 하므로 벼의 전래와 함께 유입되어 형성되었다는 설, 가을에 익는 벼의 인도 말인 브리히(Vrihi)가 여진족 말로 백미(白米)를 뜻하는 베레로 변하였다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벼로 정착되었다는 설, 자포니카 벼의 기원지로 추정되는 태국, 미얀마, 베트남 등에서 유래한 말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badi로 변형되고 우리말 벼가 되었다는 설이 그것이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모두 원산지로 추정되는 곳의 명칭이 전래되면서 우리말의 벼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공통적이다. 한편, 15세기 중반의 《훈민정음해례본》에 한자어 稻(도)와 함께 벼가 쓰인 것을 보면 상당히 오래전부터 변화 없이 쓰인 명칭으로 현재 국가표준식물목록의 추천명이자 표준말이다. 북한에서도 벼라고 부르며, 지방에 따라 나락, 나룩, 베 등으로 불린다.

중국명 稻(dao)는 벼를 나타내기 위하여 고안된 한자로, 벼를 뜻하는 禾(화)에 절구를 뜻하는 구(臼)가 합하여 만들어진 글자이며, 일본명 이네(イネ)는 중요한 식량자원이라는 뜻의 이히네(いひね)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다. 속명(屬名) Oryza(오리자)는 아라비아어 eruz(쌀)에서 유래하였으며, 종소명(種小名) sativa(사티바)는 재배한다는 뜻으로 인간에 의해 개량되었음을 보여준다.

최동기 (식물애호가)
최동기 (식물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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