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작은도서관 ‘책으로 꿈꾸는 사회적협동조합’ 창립…이사장에 박민수 전 춘천교대 총장
김성란 관장, “영유아뿐 아니라 10대들에 친숙한 프로그램 만들 것”

‘책으로 꿈꾸는 도시’는 어떤 도시일까?

마땅히 놀 곳이 없는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마을도서관으로 몰려든다. 앉거나 엎드리거나 벽에 기대 저마다 편한 자세로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운다. 자원봉사를 나온 부모나 지역주민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한편 자기들끼리 책을 사이에 두고 때론 진지하게 또 때로는 박장대소를 하며 수다를 떤다. 마을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에 온 도시가 더불어 행복하다.

창립총회를 마친 ‘책으로 꿈꾸는 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창립총회를 마친 ‘책으로 꿈꾸는 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1일 담작은도서관(관장 김성란)에서 ‘책으로 꿈꾸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창립됐다. 담작은도서관이 춘천시에 기부체납이 돼도 지금처럼 잘 운영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든 것이다. 담작은도서관을 아끼는 시민들은 기부채납이 결정된 이후 도서관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 많았다. 여러 이야기가 오가던 끝에 지키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른 지역 사례를 보고 배우며 협동조합을 설립해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날 총회에서는 만장일치로 박민수 전 춘천교대 총장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박 이사장은 시인과 사진가로도 활동하고 있고, 2013년 춘천고음악제에서도 초대 이사장으로 추대된 바 있다. 박 이사장은 “공직에 오래 있었지만 이렇게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집단은 처음 보는 것 같다”며 “그동안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일들을 충분히 해나갈 것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의 운영방침은 ‘책 읽는 즐거움이 있는 10대를 위한 도서관’, ‘지역사회와 시민이 만들어가는 도서관’이다.

창립총회에 이어 기념행사에서 김성란 관장은 ‘담작은도서관의 10년, 그리고 향후계획 10년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담작은도서관의 설립부터 운영까지의 지난 과정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그동안 담작은도서관은 2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했고, 2만5천여 권의 도서를 소장했다. 10년 동안 하루 평균 200명 내외가 도서관을 찾았다. 그간 대출자료는 60만여 권에 이르고 열람권수는 70만권이 넘었다. 대출자료와 열람자료의 가치를 계산하면 10년 동안 약 108억의 이익이 창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운영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했고, 소식지를 년 4회 발행했다. 또, 해마다 장서평가를 실시해 2만5천여 권의 보유도서 중 연 2천여 권을 선별해 폐기하거나 재이용할 수 있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담작은도서관은 지난 10년간 한국을 넘어 일본과 미국 등 세계에서도 본보기로 삼을 정도로 성장했다. 김 관장은 협동조합과 더불어 “영유아뿐만 아니라 책을 멀리하고 있는 10대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책과 친숙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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