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택 화가 ‘작은그림전’, 지난달 27~5일 ‘명동집’
미공개작 53편 “여유롭고 푸근한 마음 녹아난 상상 속 풍경화”

“양 팔을 벌리면 사방 벽이 닿을 만한, 분갑만 한 골방화실의 비좁은 공간 탓도 있었지만 모차르트 마냥 떠오르는 영감이 손만 뻗으면 닿을 의자 아래 수북이 쌓여 있어 크기를 키울 수 없었다.”

지난달 27일부터 5일까지 전시된 이광택 화가의 ‘작은 그림전’ 관람을 위해 ‘명동집’에 들어섰을 때 만나게 되는 작가노트가 그림설명을 먼저 한다.

‘명동집’ 전시실에서 만난 이광택 화가.
‘명동집’ 전시실에서 만난 이광택 화가.

아직도 과수 꽃을 좋아해 마당에 복숭아, 자두 등을 심는 삼천동의 과수원집 아들은 눈을 감으면 구름같이 피어있는 꽃들을 붓으로 옮겼다. ‘마음속 봄 밤’, ‘손녀 오는 밤’, ‘안개 핀 밤의 가족모임’ 등의 제목만 봐도 그림 그리는 이의 밝고 따듯한 마음을 알 수 있다.

“서예에서 쓰는 말인 ‘심정출정(바른 마음으로 써야 바른 글씨가 나온다)’이라는 말처럼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마음훈련 많이 하고 중심을 잘 잡으려고 합니다.”

이번에 발표된 53개 작품은 모두 미공개작이다. 10개월 동안 수시로 떠오르는 영감을 작은 골방에서 폭염을 이겨내며 그렸다. 리듬을 깨지 않기 위해 편함을 추구하는 본성을 억제하며 꾸준히 그려온 결과이기도 하다.

화가의 상상과 회상으로 그려진 풍경화는 복사꽃이 흐드러진 밤에도 분홍빛을 잃지 않았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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