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박탈’·‘놀이결손’ 아동 많아”…“놀이터에서 멍드는 것, 권리이자 의무”
지난달 30일, 국립춘천박물관서 학부모 토크 콘서트 진행

아이들이 놀기만 해 걱정스럽다고 말하는 학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이런 학부모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지난달 30일, ‘아이의 꿈, 놀이에서 자란다’를 주제로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진행된 토크 콘서트는 서정대 유아교육과 김종석 교수와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김명순 교수의 기조강연에 이어 봉의초 병설유치원 이정민 학부모와 양구 죽리초 병설유치원 이은희 교사의 토론으로 순서를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아이의 꿈, 놀이에서 자란다’라는 주제로 진행한 학부모 토크콘서트의 강연자와 패널. 왼쪽부터 김우진 사회자, 김종석 교수, 김명순 교수, 이정민 학부모, 이은희 교사.
지난달 30일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아이의 꿈, 놀이에서 자란다’라는 주제로 진행한 학부모 토크콘서트의 강연자와 패널. 왼쪽부터 김우진 사회자, 김종석 교수, 김명순 교수, 이정민 학부모, 이은희 교사.

토크콘서트에 앞서 민병희 교육감은 “‘우리아이만 노는 것 같다’고 말하는 학부모들 축하드린다. 진정한 공부는 놀이이기 때문이다. 아이들 삼시세끼는 영양제도 아니고 놀이다. 놀이가 부족한 아이들에겐 영양실조 증세가 나타난다. 오늘 내로라하는 강사와 듣고 질문하며 놀이에 대한 중요성을 깨우치길 바란다”라는 인사말을 했다.

‘EBS 딩동댕유치원 뚝딱이 아빠’로 우리에게 알려진 김종석 교수는 ‘아이가 놀면 무엇이 달라질까’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뇌 저장 공간 활성화를 위해 아이들은 놀아야 한다. 놀면서 뇌는 성숙되고 본격적으로 배움의 시기가 오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놀이는 창의성과 정서적 안정을 가져온다”라며 재치 있게 강연을 이어갔다.

‘놀이의 반란’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강연을 이은 김명순 교수는 “교육과정에서 놀이는 잉여시간에 잠시 하는 중요하지 않은 행동이 아니다. 교육과정에 창의성·인지력·언어발달 향상을 위해 프로그램을 짜놓고 ‘놀이’라는 시간을 할애하기도 하지만 놀이를 하다보면 의도치 않아도 그 모든 것이 결과적으로 따른다”라고 말하며 “또 놀이로 발달하는 주요한 시기가 있다. 이때 성인의 지원이 필요하다. 부모의 시선에서 보고 교육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살게 될 미래를 그려보고 놀이에 대한 전반적 상황을 지원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연에 이어 놀이가 대안이라면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그리고 교육과 놀이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 지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김종석 교수는 “놀아도 밖에서 놀아야 한다. 햇볕을 쬐기 위함이다. 이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위해서도 매우 너무 중요하다. 놀이터에서 멍드는 것은 아이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말했고 김명순 교수는 “진짜 어려운 것을 하면서도 오는 공을 찰 줄 모르는 ‘놀이박탈’, ‘놀이결손’ 아이들이 많다. 지식을 재정립해 꺼내는 과정 자체가 놀이다. 쓰지 않으면 망각의 단계가 되지만 꺼내서 쓰기 시작하면 동화돼 자기의 것이 된다”는 말로 놀이의 중요성을 한 번 더 강조했다.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강의와 토론에는 150여명의 학부모가 참석해 뜨거운 관심과 반응을 보였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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