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분단 현실을 몸으로 웅변해보이고 있는 강원도에서 도는 물론 대한민국의 평화체제 정착의 의미를 몸소 체험해볼 기회가 생겼다. 남북의 15세 이하 청소년 팀 4팀을 포함해 총 6개국 8팀이 참여하는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그것이다. 오는 25일부터 11월3일까지 춘천의 송암스포츠타운을 비롯한 여러 운동장에서 열린다. 남한에선 도 연합팀과 대회 후원 기관인 하나은행의 유소년팀이 참가하고 북한에서는 425체육단팀과 평양국제축구학교팀이 참가한다. 해외팀으로 중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이란이 참가해 국제대회 성격을 띠고는 있지만 대회의 중심은 남북한 축구 교류의 성격이 매우 짙다.

2006년 창립하여 정치적 상황의 오르내림에도 불구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활동을 해온 (사)남북체육교류협회가 대회를 주최·주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000년 김대중·김정일 위원장의 발표에 기초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의 강원본부가 응원과 환영행사를 주도하고 있는 사실도 그러하다.

대회의 성격에 맞춰 국내 유일의 분단 도인 강원도와 그 수부도시인 춘천시가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잘 하는 일이다. 이번 제5회 대회의 후원사로 나서면서 지난 10년간의 보수정권을 거치는 동안 단절된 북측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복원하는 계기를 마련하여 평화와 발전을 기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는 북측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새롭게 정비하는 일과 동시에 남북교류담당관실을 평화지역발전본부 소속으로 재편, 인력과 업무를 확대하고 교류협력기금 규모도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속초∼원산 평화크루즈 운항과 양양∼북한 항공로 개설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공동번영의 기초를 마련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내친 김에 6회 대회를 내년 5월 북한 원산에서 개최하는 일도 잠정 합의했다.

대회의 성격이 단순한 스포츠행사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정착과 번영을 위한 초석 깔기에 있는 만큼 도내 여러 기관의 호응도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 도교육청이 먼저 대회가 지향하는 가치를 응원하고 나섰다. 관내 학교로부터 응원단을 모집한 결과, 2만3천여명의 학생이 개막전 등 주요 경기의 객석을 메워 응원전을 펼칠 예정이라고 한다. 학생기자단을 꾸려 북한 선수들과 인터뷰 자리를 갖는가 하면 31일에는 춘천에 있는 애니메이션고등학교으로 북한 선수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춘천지역의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해 도내 많은 시민단체에서도 모처럼 만들어진 평화와 번영의 분위기를 이어가 강원도의 미래 발전에 기여하기를 염원하는 응원의 자리를 만들고자 움직이고 있다. 도내 곳곳에서 사람의 출입을 막는 삭막한 철책으로 도민의 마음도 관광객의 마음도 얼어붙게 해 온 그간의 사정을 생각한다면 강원도민 전부가 이런 움직임에 함께 하지 않을 수 없다. 서해 육로를 통해 참가 선수단이 입경을 하는 날은 오는 25일이고 인제스피디움에서 참가선수단을 환영하는 연회가 있는 날은 27일이다. 이런 날에는 함께 할 수가 없더라도 29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10시 20분부터 열리는 개막식과 A조 개막경기, 30일 10시부터 열리는 개막식과 B조의 개막경기, 내달 2일 오후 4시부터 열리는 결승전과 시상식에는 강원도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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