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누 공방 ‘래향’

율문리 들판을 가로질러 신북읍 맥국길을 따라 이래은 씨의 천연비누 공방 ‘래향’을 찾았다. 공방에는 이미 만들어진 비누들이 그녀가 특수제작으로 만든 장 안에 예쁘게 줄지어 숙성되고 있었고 어성초, 카모마일 들이 담긴 오일병과 분말병이 즐비했다.

산과 접한 집 뒤뜰 텃밭은 비누에 들어갈 오일이나 분말을 만드는 목적으로 키우는 허브들이 가을을 맞고 있다.

이래은씨는 ‘래향’공방에서 직접 만든 주 재료로 고급 수제 비누를 만들고 있다. 특수제작한 장에서 비누들이 숙성되고 있다(사진 오른쪽).
이래은씨는 ‘래향’공방에서 직접 만든 주 재료로 고급 수제 비누를 만들고 있다. 특수제작한 장에서 비누들이 숙성되고 있다(사진 오른쪽).

“어성초, 로즈마리, 라벤더, 카모마일, 카렌듈라 같은 허브들을 직접 키워요. 얼마 전까지 마당에 떨어진 밤을 주어 율피를 분리해 말리는 작업을 했어요. 비누의 주 재료는 모두 유기농으로 직접 준비하려고 합니다.”

이씨에게는 비누가 자연분해가 잘돼서 친환경적이라 매력적이었다. 원하는 피부 타입에 맞출 수도 있고 순하거나 강함 정도나 거품의 양도 조절 가능하다는 것도 수제비누의 장점이다. 첨가되는 약초에 대해서도 공부해야하고 베이스를 만드는 것도 연구가 계속 필요해 제대로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시판용 약초·허브 분말을 써도 되긴 하지만 실험한 결과 제품의 질 차이가 나서 이제는 대부분 직접 만든다.

“서울에서 태백을 거쳐 춘천에 정착한지 2년 되었어요. 집을 구해 바로씨앗을 뿌리고 작은 컨테이너 안에 공방부터 마련했어요. 큰애는 중학교를 갔지만 둘째는 홈스쿨을 하고 있어서 집에 머무는 시간들이 많아요. 아이 교육과 비누제작을 병행하고 있고 지난 해 부터는 시민마켓에 자주 참여해 직접 판매를 하고 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인지도도 생기고 납품처도 몇 군데 생겼다. 들어가는 재료와 성분을 알고 써본 사람들은 좋다고 보통 재 구매를 하지만 얼핏 지나다 본 사람들은 약 8천 원 하는 비누의 가치를 잘 알지 못한다. 이씨는 비누제작에 자부심을 가지고 약 2년 후 쯤 사람에게 이롭고 환경적이며 향기가 매혹적인 ‘래향’의 비누가 꽉 찬 매장을 운영하고 싶다고 한다. 그 길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허브를 말려 분말을 내고 비누들을 정성껏 숙성시키고 있다.

유은숙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