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기 (식물애호가)
최동기 (식물애호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무더위가 꺾이자 서늘한가 싶더니 벌써 김장철이 다가왔다. 김장철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단어가 배추다. 중국이 원산지인 배추는 생육기간이 100일 정도로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십자화과 식물이다. 김치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니 만큼 원산지 중국에서보다 우리와 더 친근한 채소가 아닌가 싶다.

고려시대 이전부터 재배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배추는 이름이 한자어 백채(白菜)에서 왔다. 백채는 하얀색의 채소라는 뜻인데 , , 배추로 변화하면서 《조선식물향명집(1937)》에 ‘배추’로 채록되었고 현재는 표준말이자 국가식물표준목록의 추천명이 되었다. 강원, 경기, 경상, 충청 등 많은 지역에선 여전히 배차라 불리기도 한다. 특히, 경북 북부 지방에선 배추전을 배차적이라 하여 문어와 함께 제사나 잔치 상의 필수음식으로 여기며 그 시원한 맛을 일품으로 친다.

배추에 대한 고문헌의 기록들을 살펴보면, 《향약구급방(1236)》에 한자어 菘(숭), 白菜(백채)와 함께  차자(借字)표기로 無蘇(무소 또는 무수)가 보이며 《훈몽자회(1527)》에 白菜(백채), 菘(숭)과 함께 한글로 로 표기되었다가 19세기에 이르러 《광재물보》와 《물명고》에는 로 기록되었다.

북한에서도 배추라 하며, 중국명이 白菜(bai cai)이고 일본명도 白菜(하쿠사이)이니 동북아 3국이 모두 같은 이름을 쓰고 있다. 학명은 순무와 혼돈되는 등 세계적으로도 혼란이 있는데, 속명(屬名) Brassica(브라씨카)는 배추에 대 한 고대 라틴명에서 유래한 것으로 양배추(cabbage)를 의미하는 켈트어 bresic과 관련이 있으며, 종소명(種小名) rapa(라파)는 순무에 대한 라틴명에서 유래하였다. 변종명인 pekinensis(페키넨시스)는 ‘북경산의’라는 뜻으로 원산지가 중국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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