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흥우 편집국장
전흥우 편집국장

이재수 춘천시장이 지난 8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시민공감 토크콘서트도 열었다. 그러나 지난 100일 동안 무엇을 했는지, 그것을 기반으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시장이

<‘시민의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보면 당장 시급한 현안에 대한 어떠한 해법도 없이 “시민”이라는 단어만 가득 차 있다. 오죽하면 도내 한 일간지는 기자회견문 전문에 ‘시민’이라는 단어가 40번이나 언급됐다고 콕 집어 지적했다.

“시민이 주인”, “우리 도시의 주권자는 시민”, “시민주권 행사, 구호 아닌 도시운영의 시스템으로”, “시민 중심”, “시민 주도의 절차와 방식으로 시민이 시정의 주체가 돼야”, “현안, 공동체 문제, 도시비전을 시민 주도로 해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했던가?’ 기자회견문을 보면 취임 당시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취임 100일 만에 뭘 얼마나 할 수 있었겠느냐는 반응도 있지만, 지난 100일 동안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는 지적은 크게 틀리지 않아 보인다.

우선 춘천시환경사업소 문제는 이 시장도 취임 전부터 해결의 의지를 밝혔지만, 추석 전에 춘천시 행정의 잘못에 대해 사과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3주가 지난 현재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노동자들은 천막농성 1주년을 맞았다.

대중교통 문제를 푸는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통을 강조하면서 소통하지 않고, 노동존중을 말하면서 정작 버스 노동자들과의 대화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대동·대한운수의 지분매각 과정은 ‘깜깜이’로 진행돼 “시민 주체의 공개적이고 투명한 공론화”는 도무지 어느 별의 방언인지 알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시민주도의 대중교통 해법으로 제시된 ‘녹색시민협동조합’조차 그 정당성을 의심받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모든 일에는 시급한 것이 있고, 중요한 것이 있게 마련이다. 덜 중요하지만 시급하게 해결할 일이 있고, 아주 중요하지만 시급을 다투지 않아도 되는 일이 있다. 긴급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는 ‘골든타임’이 있다는 지적일 것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해결이 난망이라는 것이다. ‘행복한 시민정부 준비위원회’는 이재수 시정의 4년을 가늠할 중요한 사안이지만, 모든 것을 제쳐놓고 선결적으로 추진했어야 할 문제였는지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것 때문에 다른 현안문제 해결에 실기를 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말일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현안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애써 이룬 지역의 정권교체가 모래성처럼 무너질 것이라는 항간의 우려가 그냥 우려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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