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어디에서나 관상용으로 기르는 맨드라미는 우리에게 친근한 꽃이지만 원산지가 열대아시아 쪽이며 오래 전에 전래된 비름과의 한해살이풀이다. 현재 국가표준식물목록의 추천명으로 등재된 ‘맨드라미’는 《조선식물명집(1949)》에 의한 것인데 《조선식물향명집(1937)》에 채록되었던 ‘맨드래미’의 표기를 바꾸어 쓴 것이다.
그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닭의 볏이라는 뜻의 한자어 鷄冠花(계관화)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으나 이는 방언으로 쓰이는 달구베슬, 닭벼슬꽃, 벳꽃 등의 어원으로 보인다. 13세기에 발간된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1241)》을 보면 ‘世言此是曼多羅(세언차시만다라)/所以喜栽僧院地(소이희재승원지), 세상에서 말하기를 이것이 곧 만다라라/이 때문에 절에다 심기를 좋아 한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또한 《향약채취월령(1431)》과 《향약집성방(1433)》에 나타나는 맨드라미에 대한 한자와 차자(借字)표기가 靑箱子(청상자)/白蔓月阿比(힌만아비)였고, 《구급간이방언해(1489)》에서 처음 발견되는 한글 표기가 ‘鷄冠(계관)/힌만라미’인 것, 17세기에 발간된 서적들에 ‘만도라미, 만도람이’의 한글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맨드라미는 중국의 남부나 인도 등에서 불교와 함께 전래될 때 하늘의 꽃으로 이해되는 범어(梵語)의 만다라화(曼陀羅花)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설이 합당해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중국명은 鸡冠花(ji guan hua)인데 꽃차례의 모양이 닭의 벼슬(冠)처럼 생겼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이고, 일본명은 케-토-(鷄頭, ケイトウ)로서 꽃차례의 모양이 닭의 머리를 닮았다는 뜻이며 한자명 계두화(鷄頭花)에서 온 것이다. 학명(學名)의 속명(屬名) Celosia(셀로시아)는 그리스어 keleos(불태우다)가 어원으로 불꽃처럼 보이는 꽃의 모양에서 유래한 것이다. 또한, 종소명(種小名) argentea(아르젠티아)는 ‘은백색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식물이름의 유래는 30회를 끝으로 마감한다. 그동안 관심을 가져준 독자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