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가는 세상’ 속 ‘숙자매’

다들 마음이 비슷했다.

자전거를 타고 싶었다.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소망으로 자전거타기 모임에 가입했다. 

그런데 자전거는 혼자 타는 것이 아니었다. 나 하나를 온전히 사랑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이제는 다 함께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삶을 고민하게 되었다. 자전거 하나로 이어진 취미 모임은 미래를 고민하며 함께 굴러가는 세상을 꿈꾸며 달려가고 있다.

‘숙자매’는 ‘두 바퀴로 가는 세상’이라는 자전거 모임에서 비슷한 마음들이 모여 분화된 소모임이다. 강숙희, 김경숙, 김현숙 세 사람의 만남으로 시작되다보니 이름도 자연스럽게 ‘숙자매’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모임이 커지면서 이름의 원칙이 깨지다보니 개명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며 즐거운 고민을 한다. 인터뷰를 위해 모인 그녀들은 생기 가득한 모습에서 사르륵 굴러가는 두 바퀴의 생동감이 전해진다. 이들의 인연은 어쩌면 사회를 건강하게 지켜가며 멋지게 나이 먹을 수 있는 예쁜 속마음들이 모여 이루어진 모임일 것이다.

김경숙 씨는 자전거를 처음 배우고 첫 라이딩에서 얼떨결에 맨 앞에서 도로를 달리게 되었는데 뒤에서 응원하며 끌어주던 회원들의 무한한 배려 속에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고 그날이 계기가 되어 회원들과 친분을 쌓게 되었다며 고마워했다. 자전거의 ‘자’짜도 몰랐다는 그의 첫 라이딩 이야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로 전해졌다.

그들은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가능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새로 모임에 함께한 양진운 씨가 제안한 ‘시민정원 프로젝트’에서 꿈꾸던 일상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과정에서 나누게 된 가슴 벅찬 우정은 이미 그들 사이에선 전설이 되었다.

오카리나를 함께 배우며 연습하는 등 새로운 추억이 쌓일 때마다 함께 하는 세상이 가치 있음을 경험한다. 

춘천이 좋아 서울에서 거처를 옮겨온 오희숙 씨. 생활 속에서 자전거와 함께하는 신영숙 씨. 그들의 은은한 어울림은 행복한 미래의 대안을 고민하는 당찬 모임의 자양분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시작한 그들의 걸음마는 이제 2년 후 제주도 바람을 가르는 꿈을 꾸고 있다.

이윤재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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