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언 3주년이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길다면 아주 긴 기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신문을 발행하는 일에 매달리면서 보낸 3년은 결코 짧은 기간이라 할 수 없다. 사양산업으로 불리는 종이신문 사업, 그것도 사람과 돈이 많이 모인 서울이 아니라 지역에서 신문을 발행하는 일은 전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지역 신문이라 할지라도 규모의 경제가 어느 정도 통할 수 있고 대상 시군이 많아 다양한 사업기회를 가질 수 있는 일간지라면 운신의 폭이 조금은 더 넓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간 신문은 그마저도 기대할 수 없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면 신문이 내용을 채우는 일보다 신문의 재정을 채우는 일이 훨씬 더 어렵게 된다. 신문 지면을 채우는 일은 창간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보다 많은 춘천 시민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조합방식의 회사를 만든 관계로 상대적이지만 어려움이 덜 했다. 상근직원 뿐만 아니라 많은 조합원이 기자로, 시민기자로 활동하여 지역 곳곳의 소식을 실감나게 전할 수 있어 작은 규모의 신생 신문사 치고는 지면이 빈약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입장이 다 제각각이어서 다른 평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여러 가지 객관적인 평가가 지면의 가치를 인정해주었다.

창간 초기에는 접할 수 없었던 자발적인 시민 제보가 끊이지 않고 들어온다든가 자발적인 구독 신청이 들어오는 사실이 그런 인정의 사례다. 이마저도 그러그러한 부류의 사람들이 평가하는 내용이라 치부한다면 올해 문화관광부 산하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우선지원 대상사로 선정된 사실이나 ‘2018 지역신문 컨퍼런스’의 우수사례로 뽑힌 일은 객관성을 부인하기 어려운 인정 사례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심사위원들이 여러 과정을 거쳐 선정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춘천과 강원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시민과 동행하는 신문’을 표방하고 신문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춘천시민들이 존중 받지 못하는 사건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추호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결과가 아닐까 자평해본다. 창간호에서 고대 시기 희귀 문화재가 불법적으로 훼손되고 있는 현장을 고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200여개의 기사를 통하여 레고랜드 개발이 심각한 예산 낭비를 불러 올 수 있는 구조를 보도한 일은 자랑할 만하다. 때로는 연재기사로, 때로는 사건 기사로 보도했고 그 결과 춘천시장이 레고랜드에 참여해달라는 도의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시가지가 아니라 심심산골이라 할 리 단위 마을을 찾아 시민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하는 일도 여간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 아니지만 춘천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마음으로 농부도, 예술인도, 학생도, 주부도 그 어떤 직업을 가진 시민과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보도했다.

하지만 신문의 재정을 채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신문의 가치를 인정한 적지 않은 시민이나 기업이 후원을 서슴지 않아 그나마 조금씩 성장하면서 3년을 버텨왔다. 이런 마음 때문에 어려운 일이었지만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런 후원자들께 ‘덕분에 그간의 여정이 외롭지 않았습니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욱 힘을 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키워드
#창간3주년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