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로 사람을 차별하게 되는 세상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06분 동안 날 간장 속에서 떨게 한 영화 ‘가타카’는 내 인생 최고의 SF영화다. 세 번이나 봤을 정도로 재밌었던 이 작품은 1998년 미국에서 개봉했다.

이 영화는 모든 희망과 가능성을 배제하고, 유전자 우수성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사회의 이야기다. 열성 유전자를 가진 ‘빈센트’는 우주비행사의 꿈을 위해, 우성 유전자를 가졌으나 사고로 장애를 얻은 ‘제롬’의 유전자를 빌린다. 그리고 ‘가짜 제롬’으로 살아간다. 지금까지 본 과학 영화 중 이런 소재는 본 적이 없다.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것은 영화 ‘트루먼 쇼’의 감독 ‘앤드류 니콜’의 데뷔작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참신한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낸 그는, 괴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고다. 이 감독은 ‘가타카’에서 과학 기술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유전적 한계에 도전하는 인간의 ‘열정과 희망’도 보여 준다. 또한, 여러 차별이 존재하는 최근 사회를 이 작품을 통해 ‘비판’하고 있기도 하다.

이 영화는 98년도 작품임에도 연출이 촌스럽지 않다. 과학적 장치나 분위기 등이 지금 봐도 깔끔하다. 또, SF 장르임에도 ‘스릴러와 드라마’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빈센트’가 열성 유전자를 들킬락 말락 하는 장면들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긴장감을 준다. 그리고 ‘빈센트’와 동생 ‘안톤’의 경쟁에서는 ‘감동’도 느낄 수 있다.

영화를 본 후, 한동안 빠져나올 수 없었을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는 최고였다. ‘빈센트’ 역 ‘에단 호크’의 감정이 폭발하는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특히, 수영시합으로 동생을 이긴 날, 열성 유전자의 설움을 토해내는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제롬’역 ‘주드 로’는 눈빛이 굉장하다. ‘빈센트’가 그에게 유전자를 빌려줘서 고맙다고 하는 장면에서 그는 좌절된 꿈에 대한 허망함, ‘빈센트’에게서 얻는 대리만족과 부러움의 감정 모두를 눈빛만으로 전달해낸다.

음악 부분에 아쉬운 점은 있지만, ‘가타카’는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 봐도, 여러 번 봐도 신선하고 재미있다. 이 영화에 대한 내 별점은 4. 8점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한계에 도전하는 주인공과 ‘난 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아서 널 이기는 거야’ 등의 명대사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로켓이 출발하는 장면을 본다면 당신의 자신감도 솟구칠 것이다.

조현진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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