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웍스’ 정성혜 씨

 천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다 만든다는 정성혜 씨는 대량 주문받은 앞치마와 에코백 제작에 열중이다. ‘슬로우웍스’ 재봉틀 공방 스토리는 그가 서울에서 육아에 전념하던 시기에 문화센터에서 재봉기술을 배우며 시작된다. 이 분야에 관심도 많았고 열정과 재주를 겸비했던 정씨는 다른 이들보다 열심이었다. 그의 실력이 성장하자 하나둘 강의 섭외가 들어왔고 작은 공방도 마련했다. 그때 복잡한 서울생활을 벗어나고자 마음을 먹고 선택한 도시가 춘천이다.

재봉틀공방 ‘슬로우웍스’에서 주문받은 가방을 만들고 있는 정성혜 씨.
재봉틀공방 ‘슬로우웍스’에서 주문받은 가방을 만들고 있는 정성혜 씨.

“자연과 어울리는 삶을 살고자 연고도 없는 춘천으로 이사를 왔어요. 조금만 나가도 논과 강과 산이 나오는 자연을 즐기는 여유를 3년이 지난 지금도 즐기고 있어요. 단독은 겨울에 춥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파트에만 살았기에 작은 마당이 주는 행복감이 큽니다. 터전을 잡고 바로 공방위치를 알아보고 다니다 정착한 현 위치에서 3년 동안 공방 운영도 잘 해온 듯해요.”

후평동 지적공사 뒤편 공방에서는 아무런 경험이 없는 초보자라도 원하는 옷이나 소품 등을 만들 수 있도록 재봉틀 교육을 실시하고 취향에 맞게 만들어 주는 주문제작도 받고 있다. 오랜 기간 걸쳐 진행하는 심화교육이 부담될 경우 원하는 상품 한 개만을 제작해보는 일일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그의 교육 실력이 춘천 주변 지역에도 알려져 지금은 화천이나 홍천, 양구 등에서도 수업을 하고 있다. 지역 수강생들이 가져오는 농산물을 함께 맛본 기억은 춘천에서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커다란 만족감과 보람이기도 하다.

“저는 김장할 마음이 없었는데 홍천의 한 수강생이 절인 배추를 다섯 포기 정도 주셨어요. 그 마음이 얼마나 따듯하고 고맙고 예쁜지 김치소를 서둘러 만들고 맛있게 버무려 김치를 했지요. 김치가 생긴 것도 그렇지만 대도시에서 볼 수 없는 정감에 마음이 정말 든든했어요.”

작은 공방은 때론 답답하지만 또 그만큼 아담해 수강생과 친밀감을 누릴 수 있어 좋다. 최근 사정이 생겨 공방을 옮길 준비를 해야 해서 다른 장소를 물색 중이다. 그는 오늘도 기대감과 설렘으로 강의 일정을 소화하고 새로운 작품 활동을 준비한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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