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시행주체 엘엘개발에서 멀린사로 변경해 도의회에 동의안 요청
시민단체네트워크, “도의 800억 선투자 문제”…“동의안 보다 ‘조사위’ 구성하라”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운영위원장 오동철)는 강원도가 레고랜드 사업을 위해 직접 800억원을 투자하고 시행 주체를 엘엘개발에서 멀린사로 변경하는 동의안 처리를 도의회에 요청한 것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강원도의회는 레고랜드 동의안을 보류하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강원도의 동의안 처리 요청은 ‘사실상 그동안 사업 추진이 잘못됐음을 고백한 꼴’이라고 지적하며 “강원도는 특수목적법인인 엘엘개발을 설립하고 대주주로 사업에 참여해 왔지만 법인설립 및 사업개시 시작 8년이 지나도록 1천300여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도민 혈세만 날리고 사업추진이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라고 성토했다.

네트워크는 강원도가 “멀린사의 직접투자로 사업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도의회에 동의안을 요청한 것에 대해 “사실상 내용은 도민 혈세 800여억원을 멀린에 투자하는 것뿐”이라며, “2013년 10월 최문순 도지사가 강원도의회 본회의에서 ‘강원도의 돈이 한 푼도 들지 않는 사업’이라는 것을 강조한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동의안 요구에 앞서 도지사가 진심으로 도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잘못을 반성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일 멀린사가 발표한 소개자료로 전체 55페이지의 프레젠테이션 파일 중 춘천 레고랜드는 언급되지 않았다.사진=멀린사 홈페이지)
지난 1일 멀린사가 발표한 소개자료로 전체 55페이지의 프레젠테이션 파일 중 춘천 레고랜드는 언급되지 않았다.사진=멀린사 홈페이지)

또 “멀린사가 춘천 중도 레고랜드 직접투자에 대한 이사회 동의를 받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멀린사는 이사회 결과나 미래 전략을 위한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데, 춘천 중도 레고랜드에 직접 투자한다는 이사회의 자료는 그 어디에서 찾을 수 없다”며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멀린사가 최근 ‘새로운 레고랜드파크’로 투자자들에게 소개한 자료에 춘천 레고랜드는 언급되지 않아 의혹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멀린사 홈페이지에는 ‘2020년 개장 목표’라는 뉴욕 레고랜드와 ‘협약이 진행 중’이라는 중국 레고랜드만 표시돼 있다. 네트워크는 “정말 멀린사와 협약을 체결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1일 멀린사가 투자자센터에 ‘멀린소개’라는 제목으로 등록한 55페이지의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는 현재 운영 중인 8개 레고랜드 테마파크와 공사 중인 미국, 협약이 추진 중인 중국은 소개돼 있지만, 춘천 중도 레고랜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네트워크는 “도와 도의회가 이런 사실들을 확인했는지 궁금하다”며 “그동안 진행된 내용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도의회에서도 레고랜드 동의안 처리에 앞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면밀한 조사를 선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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