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나는 조용한 칵테일 바에서 칵테일을 마시고 있었다. 그때 처음 듣는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는데, 순간 기분이 멍해졌다. 노래에 빠져든다는 말을 몸소 체험한 기분이었다. 재빨리 핸드폰의 음악 검색 기능으로 그 노래를 찾았고, 그 때부터 그 곡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 되었다. 2015년 6월에 발매된 ‘김필’의 ‘눈에 적시는 말’이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멜로디와 목소리는, 이 노래가 끝날 때까지의 4분 동안 내가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하게 만들어 주었다. 수많은 노래 중에서 내가 첫눈에 반한 노래가 왜 이 노래일까?

우선 ‘눈에 적시는 말’은 ‘김필’이 노래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약간 허스키하지만 과하지 않아 잔잔한 발라드에 어울리는 그의 목소리는 비슷한 사람을 찾기 힘들 만큼 특색이 있다. 게다가 호소력 짙은 그의 목소리는 절절하게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며 나로 하여금 헤어진 여자친구에 대한 남자의 사랑을 상상하게 만들어 준다.

또한 이 노래는 은은한 반주로 슬픈 노래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약간 허스키하기 때문에 기교를 넣지 않아도 화려한 느낌이 드는 김필의 목소리에 전체적으로 화려한 반주를 사용했다면 자칫 서정적인 가사를 못 살리고 과한 느낌이 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후반까지 피아노 중심인 은은한 반주는, 김필의 절절한 목소리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동시에 노래를 듣기 편하게 만든다. 그러다 마지막에 강렬한 연주로 뒤바뀌는 그 순간, 더욱 큰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감동을 느끼는 데는 시적인 가사도 한몫했다. 모두가 겪는 이별을 평범하게 느껴지지 않게, 더욱 특별하고 애틋해 보이게 표현했기에 그렇다. 가사 중, “비처럼 내게 와서 널 내 눈에 적시는 말”이라는 구절은 슬픈 반주와 가수의 애절한 목소리 덕분에, 가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도 어떤 감정인지 고스란히 느껴지게 한다.

나는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을 때 ‘눈에 적시는 말’을 가장 먼저 듣곤 한다. 유난히 힘들었던 날에 이 노래를 들으면, 그 순간만큼은 복잡하고 힘든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엄청난 흡입력을 가진 내 인생 최고의 노래, ‘눈에 적시는 말’에 대한 나의 평점은 5점 만점에 5점이다.

엄예지 대학생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