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욱 (둥둥아일랜드 대표)
최진욱 (둥둥아일랜드 대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간다는 ‘지구온난화’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말이다. 맨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 단어는 제법 생경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지구가 더워진다는 개념을 쉽사리 일상생활과 연결짓지 못했다. 지구가 더워진다고는 해도 사람들이 느끼는 기후는 이전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지구온난화라는 말이 더 이상 생경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고, 지구 곳곳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크고 작은 자연재해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사실 조금 늦은 감이 있는 자각이었다. 사람들은 부랴부랴 지구온난화가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을 쓰고, 여러 가지 기후협정들을 발표했다. 익숙함에 매몰되어 의식의 저편으로 추방되었던 지구온난화라는 문제는 이제 다시금 우리 앞에 더욱더 거대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사실 근래에 일어난 사건들을 살펴보면 지구온난화라는 말보다는 이상기후라는 말을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날씨가 추워졌다.’라는 말은 비록 논리엔 맞더라도 감성적으로는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용어야 어찌 됐던 지구는 지난 100년간 꾸준히 더워지고 있다.

2007년 발표된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온도상승의 시발점은 산업혁명 시대부터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은 약 0.74℃정도 올랐다. 그중에서도 지난 25년간 0.45℃가 상승하였는데 이는 지난 100년과 비교해봤을 때 2.4배 상승한 것이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지구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더워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러한 기후변화의 결과로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바로 해수면상승이다. 물은 온도가 오를수록 부피가 팽창한다. 이는 바닷물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바닷물의 부피가 아주 조금만 오를지라도 그 피해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뜨거워진 바닷물의 성분은 미묘하게 변하기 마련인데 이렇게 변한 바닷물이 생태계에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의 영역이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바다와 동토(凍土)에 잠들어있는 무수한 양의 온실가스이다.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면 이 가스들이 방출된다. 방출된 가스들은 온난화를 촉진시키고, 뜨거워진 바닷물은 더욱더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결코 자력으로는 끊을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생물학적 재앙 역시 찾아올 수 있다. 빙하가 녹으면서 그 속에 잠들어있던 수십만년 전의 박테리아와 세균이 깨어나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또한 일각에서는 지구온난화가 지진활동을 부추긴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육지의 빙하가 녹으며 가벼워진 지각판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지진활동이 빈번해진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오래된 디젤자동차의 주요도심 통행을 제한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이는 단지 상징적인 행위에 불과할 것이다. 상징적이지만 그만큼 절박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일 수도 있다. 겨울 난방을 위한 화석연료를 비롯한 각종 연료의 사용은 탄소와 분진 배출을 가속화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기와 가스 등 클린에너지로의 전환을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할 뿐이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