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전래놀이 활동가 김호연 씨의 ‘일본 놀이터 탐방기’ 열려
생태적·자연적 놀이터, 한국의 모습과 대조적…“우레탄 깔린 우리의 식상한 놀이터와 획일적 놀이 안타까워”

‘왜 놀이터 주인인 아이들이 놀이터에 없을까?’, ‘회색 빌딩숲에 살더라도 자연과 어울리는 놀이터를 아이들에게 만들어 줄 수는 없을까?’ 놀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방법과 장소에 대한 부모들의 고민은 깊기만 하다.

지난 20일 ‘아이쿱’에서는 일본놀이터 사례를 발표하는 김호연 전래놀이 활동가와 놀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론의 장이 열렸다.
지난 20일 ‘아이쿱’에서는 일본놀이터 사례를 발표하는 김호연 전래놀이 활동가와 놀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론의 장이 열렸다.

지난 20일 거두리 ‘쿱박스’에서 일본 놀이터 탐방을 다녀온 전래놀이 활동가 김호연 씨의 탐방기를 들으며 부모들은 ‘변화를 원하고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의 장을 마련했다.

교육을 운동으로 받아들이는 부산대·숙명여대 팀과 ‘기적의 놀이터’를 만든 편해문 아동문학작가와 함께 일본 놀이터 답사를 다녀왔다. 이야기에 앞서 그는 “전래놀이 전수를 위해 활동하면서도 관계 중심의 놀이를 전수하는 것을 넘어 생태적, 자연적 놀이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며 “놀이터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 제안하고 탐방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들의 놀 권리를 위해 모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목적을 설명했다.

탐방기 시작을 연 ‘모모조노 어린집’은 ‘스스로 할 수 있고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자립과 자율’이라는 모토를 실천하고 있어 김 활동가가 이상으로 꿈꾸던 어린이집이었다. 아이들 놀이터 만드는 데만 매진하고 있던 이사장의 모습도 한국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고 계단이 없는 놀이터를 넘나드는 아이들이 부럽기도 했다. 발돋움 판이 있어 어른이 밀 필요가 없는 그네, 텅 빈 교구장에서 몰입하며 노는 아이들도 그의 눈길을 끌었다. 물·불·바람·해를 경험할 수 있는 놀이터에 기본적 경계는 주었지만, 간섭하지 않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었다.

두 번째로 소개한 곳은 ‘탄노하루 보육원’으로 ‘새싹은 천천히 뿌리는 튼튼히’라는 모토로 먹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었다. 우리처럼 저출산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일본은 공유지 개념을 확장한 덕분에 넓은 놀이터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자연 상태로 얼기설기 설치된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조절능력을 키우고 있으며 어렵고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아이들을 모방하고 단계 별로 도전해 봄으로써 안전을 경험으로 깨우치고 있었다.

탐방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자 학부모들이 생각을 나눴다. 두 아이의 아빠인 유성철 씨는 “어른의 눈으로 만든 장난감을 버려야겠다. 아이가 커갈수록 관계와 놀이에 대해 고민이 깊었는데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에 대한 답도 조금 얻었다”고 말했고 대부분 부모들은 “우레탄 깔린 식상한 놀이터에서 놀이가 획일적으로 유도되는 현실이 안타깝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에 동조했다.

춘천시청 경관과에서도 탐방기를 듣기 위해 참여해 “자율성을 보장하고 상상력이 발휘되는 놀이터를 위해 노력하겠다. 이후의 이야기도 귀 기울여 듣겠다”고 말했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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