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인 삼룡이’에 관객들 울고 웃어
‘희극인 삼룡이’에 관객들 울고 웃어
  • 유은숙 기자
  • 승인 2018.11.2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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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강대국’, 양구 출신 한국의 ‘찰리 채플린’ 배삼룡 일대기 그려
지난 15~17일, 몸짓극장…출연진 혼신 연기에 전석 매진

연기, 마술, 어쿠스틱 밴드, 댄스, 국악 등 다양한 예술인들이 상주하는 강원도 유일의 다원예술 전문법인 문화강대국(대표 최정오)이 지난 15일부터 3일간 ‘희극인 삼룡이’를 몸짓극장 무대에 올리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지난 15일부터 3일간 몸짓극장에서 펼쳐진 ‘희극인 배삼룡’ 공연은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으로 전석 매진됐다.
지난 15일부터 3일간 몸짓극장에서 펼쳐진 ‘희극인 배삼룡’ 공연은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으로 전석 매진됐다.

‘희극인 삼룡이’는 양구출신 배삼룡이 스무 살이 되던 해 춘천의 ‘읍애관(邑愛館)’을 찾은 악극단 ‘민협’을 따라다니다 극단에 합류하며 웃음을 선사하는 배우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자고 있던 어머니의 돈주머니를 훔쳐 악단에 들어온 배창순은 극단에서 삼룡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수습생활을 시작한다. 허드렛일과 쪽잠으로 극단 생활을 하던 삼룡은 비실비실하다는 오명을 벗고자 쓰러지는 역에서 버티다 다치게 된다. 게다가 극단까지 재정난으로 해체되자 갈 곳을 잃고 방황하게 되고 자신을 걱정해주던 화자와도 이별을 한다. 이번 연극에서는 성공가도를 달리는 삶까지 그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시대상에 잘 녹여내고 있다.

18명의 배우와 다섯 명의 음악단원이 배역을 바꿔가며 연기력을 펼쳤다. 문화강대국에서 댄서로 활동해온 이종환 씨가 배삼룡 역을 맡아 놀라운 연기실력을 보였고 가수 이단비 씨는 고난에 굴하지 않는 오뚝이 같은 춘자 역을 매우 구수하게 소화해내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외에도 악단장 역을 맡은 김한림 씨와 깔끔한 목소리의 손영주 아나운서는 물론 모든 단원들이 맡은 역을 나무랄 데 없이 잘 소화했다. 가수 녹우 김성호 씨는 무대 2층과 1층을 오가며 다섯 곡의 시대 대표곡들을 불렀고 무대 뒤에서 대기하던 악단의 연주와 댄스도 공연재미를 더했다.

지난 17일 마지막 공연에 온 중년 남성의 김아무개 씨는 “1회 공연을 보고 입장권을 겨우 구해 가족들을 급히 데려왔다”고 말해 공연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4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무대와 의상, 음향까지 눈과 귀를 흥미롭게 했고 “슬프도록 아름다운 배삼룡의 삶과 울고 웃던 지난날을 회상하는 계기가 됐다”는 관객들의 말이 들렸다.

극단에 들고 싶다는 이주일 청년과 배삼룡이 목젖이 보이도록 환하게 웃는 것으로 무대 막을 내리는 공연을 보고나자 찰리 채플린의 1931년 무성영화 ‘시티 라이트’가 연상됐다. 채플린은 극중에서 눈이 먼 여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덕분에 눈을 뜨게 된 여자를 우연히 만난 그는 “이제 보이나요?” 라는 말을 남기며 영화는 끝난다.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여주고 웃음을 자아내지만 드라이한 끝맺음이 오히려 감정의 공명을 일으킨 고전영화와 ‘희극인 삼룡이’가 교차되며 한국의 찰리 채플린으로 칭송받던 배삼룡의 인생을 거슬러 따라가 보는 계기가 됐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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