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지역언론연대’ 연수를 다녀와서

박현섭 인턴기자
박현섭 인턴기자

지난달 24일 보은 속리산 유스타운에서 진행된 ‘바른지역언론연대’ 연수를 다녀왔다. 처음에 ‘바지연’이 뭔지 몰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입사 첫날에 받은 취재수첩에 적혀있는 바른지역언론연대의 이름을 보고 ‘아, 이게 바지연이구나’하고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났다. 전국에서 지역 주간신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인다는데 평소 일하면서 느끼던 어려움을 물어볼 수 있을까? 어떤 조언을 듣게 될까? 전국에서 모인다는데 내 또래의 사람이 한 명도 없으면 어쩌지? 기대 반 두려움 반을 품고 세미나 장소로 출발했다.

간밤에 폭설로 내린 첫눈을 뚫고 조금 늦게 도착한 세미나 장소에서는 이미 열띤 토론이 진행 중이었다. 주변에 뜨문뜨문 보이는 내 또래로 추정되는 사람들에 안심하면서도 받은 자료집을 읽어도 잘 이해되지도 않는 토론 내용에 머릿속이 혼잡해졌다. 그나마 토론이 빨리 끝나서 다행스러웠다. 그리고 이어진 개회식과 시상식, 장기근속상과 우수 취재·편집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다.

저녁식사 전 한 시간가량 분임토의가 있었지만 잔뜩 기대한 것만큼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아니었다. 오히려 모든 공식 일정이 끝나고 잡혔던 뒤풀이 자리가 더 인상적이었다. 신문사 막내들끼리 모이자고 시작한 자리가 어느새 선배들과도 뒤섞여 어울리는 자리로 변화했기 때문일까? 한참을 술과 노래가 오가다가 각자 기자가 된 이유와 이루고 싶은 미래의 상을 이야기하는 진지함으로 이어졌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내 스스로도 그 질문을 던져 생각해봤다.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던졌던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라는 말이 맴돌았다. 학생운동을 하면서 내가 하는 일을 알리고 싶어서 시민기자 활동을 했던 기억 때문인지 다른 사람들처럼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말을 쉽게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내가 이루고 싶은 미래는 좀 더 명확했다. 우수 취재기자상을 받았던 영주신문의 기자처럼 누군가의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써 사람냄새 폴폴나게 담아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갖고 있는 모든 질문과 생각을 쏟아내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짧은 일정이었다. 연수를 통해 선배들의 조언을 많이 듣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나와 똑같은 직업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고 내 또래의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디선가 나와 똑같은 모습으로 일하는 그들을 응원하며 내년에도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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