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초등학교 14회 동창회‘

“어려운 시절 함께 공부했던 초등학교 친구들이 하나씩 세상을 떠나고 이제 남은 친구들은 손에 꼽을 정도네요.”

회장을 맡고 있는 허재환 씨의 소개로 모임을 찾아간 날은 동창 친구들의 반가운 얼굴을 보려고 만나는 점심식사 자리였다. 오래된 친구들이 정겨운 모습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은 이미 어린 시절의 순수함으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대부분 함께 하는 식사자리로 마련되고 있는 동창모임
대부분 함께 하는 식사자리로 마련되고 있는 동창모임

“친구들이 이제는 몇 명 남지 않아 이 모임은 내일이라도 끝이 날 것 같은 마음”이라고 옆에서 농담을 하는 말을 듣던 친구들이 슬며시 웃는다. 마냥 편한 듯한 그들에게서 오래도록 동창회가 이어져 온 이야기를 들었다. 100명이 넘던 친구들이 이제는 손에 꼽을 정도이니 그동안의 무심한 세월을 어찌 감회에 젖지 않을까마는 이들이 모여서 어린 시절의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앞으로의 날들을 지금처럼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들게 한다.

신남초등학교만 해도 그들이 다닌 70년 전의 모습은 지금과 너무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어서 늘 감회가 새롭다고 한다. 마을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이 학교를 함께 다녔고 지금은 그 인연으로 동창회라는 이름으로 모이지만 이 모임마저 없으면 삭막할 듯해 동창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회원들 모두 고령이다 보니 모임에 참석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확연히 달라지지만 신남초등학교 14회(1950년 졸업) 동창인 이들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치르며 수많은 역사를 함께 했기에 모임 자체가 소중할 수밖에 없다. 모임이 있는 날은 지난 역사를 나눌 유일한 친구들이라 다른 모임보다도 발길이 저절로 앞선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모여 밥 한 번 먹는 것으로 모임을 이어오고 있지만 동심의 세계에서 만난 어린 시절의 친구이니 모두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함께하고 있다.

모여서 하는 이야기라야 가족들 이야기에 손자손녀들 이야기가 전부라지만 특히 배우자의 이야기가 많다고 한다. 이미 떠나간 가족 이야기에, 몸이 아픈 배우자를 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마음 한 구석이 제 아픔인 양 쓸쓸해진다고 하는 회원들의 말에서 그들의 진한 우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린 시절의 모습을 추억하며 흉금 없이 만나고 싶다는 이들의 70년 인연에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이윤재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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