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자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상임대표)
조경자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상임대표)

시민과 동행하는 신문 《춘천사람들》 창간 3주년을 정말로 축하합니다.

얼마 전 학생들과 함께 지역사회와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어슐러 르 귄(Ursula K. Le Guin)의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 나오는 오멜라스라는 도시는 가상이지만 매우 평화롭고 행복한 유토피아적인 도시입니다. 그러나 그 도시의 행복은 지하에 갇혀서 나가지 못하고 고통 받는 아이의 희생이 있어야만 하고 누구라도 그 아이를 도와줄 경우 오멜라스가 누리는 행복과 번영은 바로 그 순간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오멜라스 사람들 모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어른들로부터 처음 그 사실을 들어 알게 되면 그 아이를 가엾게 여기거나 분노하긴 해도 결국 아이를 풀어주거나 치료해주거나 보살펴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자기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행복과 평안 때문입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학생들은 지하실에 있는 비참한 아이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명의 희생을 전제로 만들어진 다수의 행복은 가짜 행복이라고 했습니다.

앞으로도 《춘천사람들》이 우리 지역에서 지하실에 갇혀 있는 이들을 담아내는 신문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의 행복이 다소 줄어들더라도 함께 공동선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춘천사람들》의 성장이 곧 우리 지역사회의 건강함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상임대표 조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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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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