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단체을 포함하는 다양한 공공기관으로부터 주권자로서 제대로 대접을 받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국가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매년 실시하는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의 결과가 지난 5일 발표되었다.

측정영역은 외부 청렴도, 내부 청렴도, 정책고객 평가이다. 외부 청렴도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 사이에 해당 공공기관의 측정대상 업무와 관련하여 직접 업무처리 경험이 있는 국민이 평가하는 영역이다. 내부 청렴도는 올해 6월 30일 현재 해당 공공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소속 직원이 자기 기관을 평가한 내용이다. 정책고객 평가는 해당 공공기관 관련 전문가, 업무관계자, 지역주민이 참여했다. 전국적으로 모두 23만6천767명이 참여한 대규모 조사다.

춘천시의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새해에는 조금 더 분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외부 청렴도 평가에서는 전국의 75개 시 단위 지자체 가운데 2등급을 지난해에 이어 유지했지만 내부청렴도에서는 전체 5개 평가 급수 중에 4등급 평가를 받았다. 시에서 업무처리를 받은 사람들의 평가 평균은 2등급이어서 나쁘지 않은 편이나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공무원들이 평가한 내부청렴도에서는 작년에 이어 나쁜 평가에 해당하는 평균 4등급을 기록했다. 내부평가에는 공직사회와 민원인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직간접적 금품요구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공직자들 사이의 금품수수 경험도 쓰도록 했다. 종합해보면 업자가 아닌 일반 대민 업무에서는 불만이 표출되지 않게 어느 정도 했지만 공직자들이나 ‘그들만의 리그’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적잖은 부패구조가 있고 이런 내용을 서로 잘 안다는 이야기다.

춘천시 공무원이 어떤 항변을 할지 모르지만 춘천시 공무원 사회에는 그들만의 리그 정신이 상당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 문건이 바로 춘천시 환경사업소 문제에 대해 환경사업소에 근무했던 한 계장이 춘천시청 내부행정망에 이재수 시장을 비판하기 위해 올린 글이다. 이 문건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시장님은 직접민주주의 실현이라는 미명하에 민주노총 관계자들로 구성된 민간인들에게 국장부터 8급직원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불려가(중략) 굴욕적인 조사를 받게 했습니다.” 민간인도 선거로 선출되거나 단체의 장으로부터 일정한 권한을 부여 받아 공직을 수행하게 되면 공직자이다. 그러나 인용문에서는 그런 인식을 찾아볼 수 없다. 공무원 시험을 거쳐 선발된 사람만을 공직자로 보는 듯하다.

공무원 시험 합격자만이 공무원이라고 보는 시각 안에서 주인으로 대접 받는 시민을 찾기란 쉽지 않다. 공무원들을 포함해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대한민국의 주권자로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리고 공무원들은 이런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할 책무가 있다. 이 책무를 다 한다면 대한민국 국민, 춘천시민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다. 일반 시민과는 다른 무대에 있다는 특권의식 위에서는는 스스로 폼 난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누구도 폼 나는 사람으로 봐주지 않는다. 공직자도 폼 나고 시민도 폼 나는 길은 딱 한 가지다. 공직자가 시민을 폼 나게 만들어줘서 폼이 난 시민들이 다시 공직자를 폼 날만큼 칭찬할 때다. 새해에는 그런 춘천시를 한번 만들어보자. 이를 위해서는 열심히 하는 공무원들을 제대로 가려내 칭찬하고 보상하는 시장의 안목과 노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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