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곤’은 지난해 tvN에서 방영한 천우희, 김주혁 주연의 8부작 드라마다. ‘사람 냄새’가 나는 이 드라마는, 기자를 권력과 싸워 이기는 사람으로 영웅화 시키지 않으며, 기자들의 치열한 삶을 있는 그대로 담았다.

치밀한 극본도, 화려한 연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현실감 있는 뉴스 소재에 있었다. 드라마는 1회부터 ‘세월호 사건’이 연상되는, ‘미드타운 쇼핑몰 붕괴 사건’을 다룬다. 아르곤은 이 사건을 시작으로,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의 감정과 고뇌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물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는 ‘전개 방식’이 신선했다.

게다가 매력적인 등장인물을 소화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했다. ‘아르곤’은 극 중에서 방송국 ‘탐사 보도프로그램’의 이름이다. 아르곤의 앵커인 김백진은 ‘김주혁’이, 아르곤의 막내 기자인 이연화는 ‘천우희’가 맡았다. 영화에서나 만날 법한 두 배우의 조합을 놓칠세라, ‘본방 사수’를 위해, 생일파티를 하면서도, 본방송을 챙겨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작품은 아무리 평범한 대사여도, 배우의 ‘혼을 갈아 넣은’ 연기가 더해져 시너지를 발휘했고, 나의 뇌리에 박혔다. “뉴스는 믿는 것이 아니라 판단하는 것”이라던 백진(김주혁)은, 웬만한 현직 종사자보다 메시지 전달력이 좋아, 진짜 앵커 같았다. 그를 통해 권력에 막혀 보도되지 못한 뉴스가 고발되는 모습은 통쾌함을 넘어, 저런 기자가 있는 드라마 세상이 부럽기까지 했다.

또한, ‘수습기자 연화(천우희)가 정 기자로 살아남기 위해, 파쇄된, 비리가 적힌 문서를 퍼즐처럼 맞출 때, 몇 년 만에 공들여 취재한 기사인데, 다른 방송국의 기자가 먼저 보도했을 때, 3년 전에 취재했던 뉴스가 화살이 되어 돌아왔을 때’와 같은 스토리를 통해, 이 드라마는 ‘기자’라는 직업도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끝으로, 아르곤에 ‘억지 로맨스’가 없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그저 높은 시청률을 위해 넣는 로맨스 장면이 없어서, 극의 스토리에 집중하기 더욱 편했다.

하지만 분량조절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8부작 안에, 조연들의 로맨스와 백진(김주혁)의 가정사까지 넣으니, 정작 필요한 사건 해결 부분은 설명이 덜 된 것 같아 아쉽다. 나의 평점은 5점 만점에 4.8점을 주며, 적극 추천한다.

조현진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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