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어 살리기 운동본부’, 생태적·윤리적 측면 문제 많다 지적
시민, “생명, 놀이대상 안 돼” vs “회·채소도 먹지마라”

동물이름과 생태축제라는 이름을 건 축제들이 실은 동물학대축제라는 비난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화천 산천어 축제가 개막한 지난 5일, 시민단체 ‘산천어 살리기 운동본부’는 행사장 매표소 앞에서 “산천어 축제, 동물학대를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구글’ 포털에서는 ‘화천 산천어 축제’에서 참가자들이 맨손으로 잡은 산천어를 입에 물고 찍은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구글 캡쳐
‘구글’ 포털에서는 ‘화천 산천어 축제’에서 참가자들이 맨손으로 잡은 산천어를 입에 물고 찍은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구글 캡쳐

이 같은 시위는 2003년 축제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었다. 이들은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을 수차례 수상한 ‘산천어 축제’는 산천어가 철저히 소외되고 고통 받는 한국 최악의 축제”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단체는 “축제 전까지 굶긴 76만 마리 산천어를 가두어 잡아 죽이고 살아남은 산천어는 폐사돼 어묵공장으로 직행한다. 생존이 아닌 유흥으로 이뤄지는 집단 살상이 축제로 불린다”고 역설했다. 또한 “고통을 느끼는 생물을 입에 물고 기념사진 찍으며 15분 안에 구워먹을 수 있다는 즉물적 충동질만 넘쳐 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화천군에 ▲맨손 잡기 프로그램 즉시 중단할 것 ▲기존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 하여 생태적 축제로 전환할 것 ▲외래종·타 지역 어류 이송 및 방류가 끼치는 생태계 영향에 대한 전문적 평가를 의무화 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축제 참가자들이 모르는 진실’이라며 ‘화천에는 원래 산천어가 없다’, ‘축제가 끝난 얼음 속은 물고기 무덤’, ‘외래종으로 인해 하천 생태계도 파괴된다’고 주장했다.

동물학대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시민들은 “잡은 물고기를 입에 물고하는 행사는 바뀌었으면 좋겠다”, “생명은 놀이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 축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를 갖자”등의 의견을 말했다. 그러나 동물학대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시민들은 “이 같은 논리라면 회 센터에서 회를 사먹지 말아야하고 채소도 고통을 느끼므로 먹지 않아야한다” 또는 “주장내용에 대해 이유나 근거가 명확치 않다” 등의 의견을 내기도 했다.

논란에 대해 화천군 담당부서의 직원은 금시초문 이라며 “대부분의 직원이 현장에서 열심히 축제 관리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 답변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화천 산천어 축제’는 올해도 기록적인 관광객이 유입되고 있고 2천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주장과 함께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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