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선 사진가

“춘천은 밤이 아름답지요. 춘천의 밤을 표현하려고 대룡산 정상을 자주 올라갔습니다. 밤에 산꼭대기에 올라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멧돼지 등 산짐승도 있어 위험한 일이지만 밤하늘의 별과 야경을 담기위해 자주 갔었어요.”

춘천의 저녁하늘과 춘천의 밤을 사진으로 찍는 게 좋았다는 유관선 씨를 만나 그의 사진 이야기를 들었다.

유관선 사진가. 사진=이철훈시민기자
유관선 사진가. 사진=이철훈시민기자

본인을 소개한다면?

“사진작가이기보다는 사진가라 불러주세요.” 

지난해 10월에 열린 그의 개인전 제목 〈자만하지 않는 것, “그게 나였다”〉는 그만의 독특함이 묻어난다. 자만하지 않고 남을 배려할 때 좋은 사진이 나온다고 그는 믿는다.

유관선(51) 씨는 강원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해 광고회사에서 3년간 근무한 후 대학원 진학과 함께 입시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했다.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강원대학교 디자인혁신센터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아버지의 사업을 맡아 수년간 운영을 하기도 했다. 현재 강원대학교 춘천과 삼척 캠퍼스, 상지영서대, 강원관광대, 한림성심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강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일반인들 대상으로 사진을 가르친다.

처음부터 사진에 매력을 느꼈나?

“초등학교 때 그림을 그리면 친구들이 몰려와서 서로 가져가려고 싸움을 했어요. 머릿속에 그려지는 거북선, 로보트 태권브이 등을 공책에 그리면 친구들은 열광했죠. 상도 자주 받고 하다 보니 그림그리기가 좋아서 중1때 부모님께 입시미술학원에 보내달라고 했어요. 부모님들도 그 당시 생각이 열려있다보니 저의 의사를 존중해주었고 저는 그때부터 형, 누나들과 수채화도 그리고 본격적인 그림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림에 대한 나름의 재주와 흥미가 결국 지금의 사진으로 이어진 셈이죠.”

그는 산업디자인과에서 사진학을 배우며 사진을 처음 접했다. 기다림의 미학이 있었던 필름카메라 시절이었다. 수백 장을 찍어 그중 한두 개를 선택하는 묘미가 있었다. 하지만 DSRL카메라 쪽으로 환경이 바뀌자 포토샵을 통한 또 다른 유형의 세계가 만들어졌다. 필름카메라와 달리 디지털 카메라는 바로바로 결과물이 나오고 응용이 가능해졌다. 

그림과 사진의 매력이 주는 차이는?

“그림은 수없이 덧칠을 한 뒤 한 장의 완성작이 나오고, 사진은 ‘찰칵’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담기기 때문에 여러 각도에서 수많은 사진을 찍은 후 ‘내 것’을 만들고 찾아내는 작업이라 각각의 매력이 있어요.”

유관선 사진가의 작품 “천”.
유관선 사진가의 작품 '천'.
유관선 사진가의 작품 '인'
유관선 사진가의 작품 '인'

밤하늘을 찍게된 이유는?

“점이 선을 만들고 선이 모여 면이 됩니다. 사진은 그 이어짐의 과정에 규범과 틀을 정해주는 것이고 저는 그런 사진을 통해 사람과 하늘을 표현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이지만 스스로 빛을 내는 별과 같습니다. 누구나의 동경의 대상이 되는 밤하늘의 별들을 찍어 온 이유입니다.”

춘천에서 활동하면서 아쉬운 점은 없는지?

“40대~60대를 위한 문화예술지원이 없는 현실에서 저는 가이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사진을 찍은 후의 기술도 중요하기에 포토샵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적으로 다양한 기법을 알려주고 싶기도 하고요.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실버시대에 발맞춰 그들을 위한 교육 도구로 사진을 활용하려 합니다. 교육이 업인 내게 가르치는 일이 천직이고 좋아하기에 계속 사진과 관련된 교육을 할 겁니다.”

춘천에 대한 그의 사랑은 사람들로 향한다. 인구에 비해 문화예술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은 춘천에서 정작 시민들은 문화적 접근이 어려워 홍보가 안 되는 것이 큰 문제라고 그는 지적한다. 관계 기관에서 문화예술 공연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앱을 만들어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쉽게 누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그의 소망이 마치 사진의 잔상처럼 눈앞에 남아있다.  

 편현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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