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보다 무거운 라돈, 칠판·캐비넷 위에서 측정
도교육청, “매뉴얼화 된 측정방법 따른 것”

강원도교육청(교육감 민병희)이 지난해 도내 모든 학교에 대해 라돈 농도 조사를 실시해 발표했지만 학부모들로부터 조사 위치가 부적절 했다며 신뢰를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4월 춘천지역 두 개 초등학교의 라돈 수치가 기준치를 크게 웃돌며 부모들의 근심과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도교육청은 도내 모든 학교의 라돈 농도를 전수조사 했다. 이후 지난 11일 도교육청은 도내 930개교 중 17개교가 기준치인 148Bq/㎥(베크렐)을 초과 한다고 발표했다. 춘천은 5개 학교가 기준치를 넘었으며 당림초, 조양초, 강원중은 200Bq/㎥ 이하로 기준치를 크게 넘지 않았고 강원고는 216Bq/㎥, 전인고등학교는 277Bq/㎥로 춘천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강원도교육청에서 발표한 2018 라돈 측정결과는 춘천교육지원청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원도교육청에서 발표한 2018 라돈 측정결과는 춘천교육지원청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검출 방식은 ‘생활시간대 연평균 라돈 농도 산출’로써 ‘장기측정 평균 라돈 농도(수동형)’와 ‘단기측정 생활시간대 라돈 농도(능동형)’를 곱한 값을 ‘단기측정 평균 라돈 농도(능동형)’로 나눈 수치로 계산했다.

측정위치는 주로 1층에 있는 교실이나 도서관, 행정실, 교무실 등이었다. 수동형 측정기는 90일 간의 수치를 기록해 교사나 학생의 거동에 불편이 없도록 천장에 매달거나 캐비넷 위나 칠판 위에 설치했다. 능동형은 활동시간대에 측정 장소 바닥으로부터 1m 높이에 놓고 측정을 했다.

라돈은 공기보다 8배 무거워 측정 위치에 따라 측정값이 다르게 나타난다. 지난해 ‘라돈 메트리스’사건이 크게 떠오르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측정기 위치 높이를 달리해 라돈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측정기 높이가 10cm만 높아져도 농도가 대략 50% 줄어드는 것으로 발표했다. 공기보다 8배 무거워 위로 올라갈수록 반감되는 수치의 폭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 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자료는 도교육청이 장기간 실시한 조사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춘천 시내 한 초등학교의 학부모는 “측정 방법을 전해 들었을 때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예측을 미리 하고 있었다”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바닥에 가라앉았던 공기는 아이들의 움직임과 공기 순환 등으로 위로 떠올랐다가 다시 가라앉을 텐데 성인 머리 높이 보다 높은 곳에 측정기를 설치했다면 세 달이 아닌 1년 동안 측정을 했다 해도 신뢰할 수 없다”며 아직도 외벽이나 바닥 등을 측정하면 매우 높은 수치가 나온다며 불안해 했다.

도교육청 체육건강과 건강증진 담당자는 “측정방법과 위치, 시간대 등은 생활시간대 연평균 라돈 농도 산출방법에 따른 조사 결과이며 기준치가 넘는 학교에 대해서는 순환기를 설치하는 등의 저감장치를 설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8 라돈 농도 학교 전수조사 결과는 춘천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서 장학행정, 교육과, 보건급식 순으로 들어가면 확인 할 수 있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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