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평창 동계올림픽 1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펼친다고 한다. 행사명은 ‘Again 평창’이며 ‘하나된 열정, 평화와 번영으로’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2월 7일부터 열리는 평창과, 정선, 원주의 음악제 등을 시작으로 17일까지 강원도 곳곳에서 열린다.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등 강원도 이외 지역에서도 전시회, 공연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본 행사가 열리는 날은 지난해 개막식이 열린 9일이다. 평창의 개폐회 식장에서 오후 4시부터 간단한 1주년 기념식을 갖고 6시30분부터는 쇼트트랙과 피겨가 열렸던 강릉의 아이스아레나 경기장에서 본격적인 기념식인 대축제 행사를 개최한다.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강원도가 자평하고 있는 만큼 그 유산을 잘 활용하려는 강원도의 의도는 일견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1주년 기념행사와 상관없이 매년 진행하는 음악제의 부속 행사를 이 행사로 연결시키는 등의 노력을 해서 9일 열리는 기념식 등 몇 가지 행사에만 예산을 투입했다는 강원도의 설명도 어느 정도는 인정해줄만한 구석이 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구석도 여전히 많다. 가리왕산 복원과 관련한 정선의 알파인 경기장 철거 문제는 이해관계가 복잡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정선의 ‘알파인경기장 철거반대 범군민투쟁위원회(위원장 유재철 정선군의장)’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Again평창’ 행사 개최 저지까지 불사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강원도는 “환경부의 가리왕산 복원 이행명령은 당황스럽지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접촉해 나가겠다”는 수준의 답만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행사명도 ‘Again평창’ 일뿐만 아니라 개폐회식 행사가 열린 곳도 평창인데 기념식의 주요 행사가 강릉에서 열리는 데 대한 평창군민의 불만도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다른 기존 행사를 이용했다고는 하나 29억원의 돈을 이런 기념 공연 등에 쓰는 것이 옳은가 하는 의문도 든다. 유명 인사 초청해서 연예인의 공연을 보는 것보다 그 돈으로 스키와 스케이트 이용 요금을 할인하고 이를 국내·외국인의 관광과 연계시키는 겨울 스포츠 이용 페스티벌을 했다면 어떠했을까? 투자한 돈이 지역의 이익으로 환수되는 즐거움을 강원도민에게 선사하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올림픽이 열리지 않았던 춘천의 불꽃 축제는 더 이해가 가지 않는 행사다. 6억5천만원 정도의 예산을 들여 1부에서는 올림픽 1주년 기념 평화 퍼포먼스와 합창단 공연을, 2부에서는 중도 일원에서 세계불꽃축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만 명의 관람객을 예상하며 만든 행사라고 한다. 2만 명을 짧은 몇 시간의 행사에 모으는 일도 가능해보이지 않지만 지금 춘천에서 돈이 필요한 더 중요한 일을 생각해보면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다.

《춘천사람들》이 춘천시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춘천의 인도는 춘천시민의 보행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차량이 교행하도록 중앙선이 있는 주요 도로에 한 사람의 보행자도 제대로 다닐 수 없는 인도가 허다하다(《춘천사람들》 159호 1면 기사 참조). 전선 지중화를 통해 전봇대만 제거해도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이런 곳에 먼저 예산을 써야 도민, 시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행정이라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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