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태 고문, 김유정의 ‘친구가 보낸 엽서’, 즐겨 듣던 LP 기증
유품 소장 기념해 지난 12일 ‘김유정 탄생 111주년 기념전’ 개막

소설가 김유정의 생일이기도 한 지난 12일. 김유정의 유품이 기증·전시 되며 그의 고향으로 돌아왔다.

김유정기념사업회(이사장 김금분)은 김유정의 친구가 보낸 엽서와 김유정이 듣던 엘피(LP)판을 유품 1·2호로 기증 받은 것을 기념해 ‘김유정 탄생 111주년 기념전’을 열었다.

지난 12일 김유정기념사업회(이사장 김금분 사진왼쪽)는 유용태 고문으로부터 김유정 유품을 기증받는 장면을 연출하며 ‘김유정 탄생 111주년 기념전’을 개막했다.
지난 12일 김유정기념사업회(이사장 김금분 사진왼쪽)는 유용태 고문으로부터 김유정 유품을 기증받는 장면을 연출하며 ‘김유정 탄생 111주년 기념전’을 개막했다.

춘천의 저명한 문인들과 다양한 기관 요인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의 기념전에는 이번에 두 점의 유품을 기증한 강원고미술회 유용태 고문 부부도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유 고문은 김유정 문학촌에 유품이 한 점도 없다는 이야기에 서울 등의 고미술회에 수소문해 김유정 작가가 친구에게 받은 엽서 한 점을 구했고 지난 11월에 문학촌으로 기증했다. 이후 김유정이 직접 들었던 엘피(LP)판 한 점을 더 구해 지난 12일 기증했다. 

김유정이 죽자 친한 친구였던 안회남 소설가가 모든 유품을 가져갔고 6·25 전쟁이 발발하자 월북했다. 이후 모든 유품이 분실 돼 문학촌에는 그동안 그의 유품이 한 점도 전시되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그간 문학촌의 전시관은 모두 김유정 작가의 작품이 출판된 잡지나 출판자료 같은 물품이 자리를 차지해왔다. 이번에 기증을 받은 유품 2점이 추가되면서 전시관은 김유정의 숨결이 한결 더 생생하게 느껴질 수 있게 되었다.

전시회를 개최한 김 이사장은 “김유정의 유품은 하나도 전시된 것이 없어 그간 소설의 배경인 마을과 작품 자체가 유품이라는 마음으로 아쉬움을 달래 왔다”면서 “1937년 소설가가 돌아기시기 전 친구에게 받은 엽서 전시로 그의 삶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유품으로 작가의 생동감을 더 느낄 수 있게 된 이번 전시회에는 지웅 연극인이 김유정 분장으로 그의 작품을 읊어 유품 전달의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1980년대부터 김유정의 족적을 연구한 전상국 명예이사장의 연보 발표도 유품의 고향 귀환이라는 의미를 더욱 분명히 했다. 김 이사장은 연보발표를 통해 “그간 춘천과 서울로 나눠진 그의 출생지에 대한 연보를 최근 춘천으로 확실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설가 김유정은 1908년 음력 1월 11일, 춘천 신남면 증리(실레마을)에서 태어나 6세에 서울로 이사를 갔고 7세에 어머니를, 9세에 아버지를 잃고 어려운 유년기를 보냈다.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희전문학교와 보성전문학교를 중퇴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야학 및 농촌계몽활동을 전개했다. 이 후 탁월한 어감과 독특한 해학으로 농촌의 실상과 그의 삶을 묘사해 한국 현대문학의 초석을 다졌다. 1937년 29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기까지 《봄봄》, 《안해》, 《가을》, 《동백꽃》, 《따라지》 등 30여 편의 단편을 발표하며 한국문단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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