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조민철 연극인(47, 사진)이 한국연극협회 강원도지회장으로 선출 됐다. 

“강원도 연극인들의 세대 간 소통의 가교 역을 충분히 해내고 무엇보다 후배양성을 위해 애 쓰겠다”는 포부가 취임 일성이다. 앞으로 3년의 임기 동안 연극을 기획하거나 배우로서 활동하는 무대는 줄겠지만 강원도 연극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한다. 콘텐츠를 개발하고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어내는 것 또한 향후 3년간 더욱 집중해야할 숙제라고 힘주어 말한다.

지난 1월 한국연극협회 강원도지회장에 선출된 조민철 연극인.
지난 1월 한국연극협회 강원도지회장에 선출된 조민철 연극인.

강원도 연극인의 대표라는 직책을 맡은 그의 연극인생은 고등학교 동아리활동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지금은 연극의 대선배가 된 지도 선생님의 권유로 연극을 접한 후 다른 길에는 눈길을 보낸 적이 없었다.

고등학생 시절을 돌이켜보면 재미와 열정이 두드러진 때였다고 한다. 환경은 열악했고 지원도 지금처럼 폭넓게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런 상황이 오히려 재미와 열정을 풍부하게 만들어줬다고 회상한다. 그저 무대가 좋아서 시작했고 무대를 위해 연습하고 공부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일에만 전념했다. 이미 중견 연극인이 된 이후에 경희사이버대 문화예술경영학과를 졸업한 것도 그런 인생 역정 때문이었다. 

춘천은 전국 다른 지방도시와 마찬가지로 연극 활동무대가 넓지 않다. 연극을 하는 사람에게도 관객에게도 기회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연극인이 많지 않은 지역이라 캐릭터를 고르고 선정하기보다 해야 하는 캐릭터를 소화해야 했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캐릭터를 잘 살리지 못할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지역에서는 그래서 더더욱 연출의 중요성이 크다는 답을 전한다. “극에 몰입 하는 정도에 따라 연기자의 연기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저는 연출가에 따라 연기가 잘 되기도 했던 것 같고 몰랐던 내면을 뽑아내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는 또한 대본을 직접 쓰고 기획을 주도적으로 하는 인형극 교육을 어린 학생들과 여러 차례 진행했다. 학생들이 인형극 연기를 배우면서 자신의 내면을 끌어내는 과정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 등 정신적인 건강에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주제가 부각하면 연기의 중요성이 경시되는 경우가 있다는 경계심 역시 늦추지 않았다. 

요즘은 연극을 베이스로, 무용과 마임 그리고 영상 등이 다양하게 접목된 콜라보레이션 무대 기획을 많이 하는 추세다. 주로 가족을 주제로 한 연극을 많이 해온 그는 다양하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콜라보레이션은 필수라고 말하면서도 연극이 기본으로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 지회장은 1992년 극단 ‘연극사회’에 입단하면서 근 30년을 연극배우로서, 기획자로서 외길을 걸어왔다. 한국연극협회 춘천지부장과 춘천연극제 이사·운영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2017년에는 강원예술상 대상을 받았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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