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속 고통 받은 약자들과 춘천의 미래상 다뤄
“연례 개최 불투명…지자체 지원 없이 성공 사례 만들터”

시민과 전문가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쟁과 일상’을 주제로 한 국제문학포럼이 지난달 21일 춘천시 서면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렸다.

춘천 '전쟁과 일상' 국제문학포럼 운영위원회, 분단문학포럼, 강원문학포럼이 주최하고 강원문화연구소가 주관한 이번 포럼의 주된 화두는 전쟁 속의 약자들이었다. 성공회대 이임하 교수는 역사적 관점에서, 독일 튀빙겐대학교 제롬 드 빗(Jerome de Wit) 교수는 남·북한의 문학적 관점에서, 경기대 엄현섭 교수는 전쟁을 묘사한 영화를 통해 여성들을 조명했다. 춘천MBC 황병훈 피디는 다큐멘터리 ‘코레 아일라’를 통해 전쟁 속 아동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헬프시리아’의 압둘 와합(Abdul Wahab) 사무국장은 시리아 내전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약자들의 상황을 낱낱이 전하며 도움을 호소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국제문학포럼에서 학계·문화계 전문가들이 활발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국제문학포럼에서 학계·문화계 전문가들이 활발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어 열린 토론에서, 춘천학연구소 허준구 소장은 “전쟁과 일상은 상반된 개념이 아니”라며, “전쟁 속에도 일상이 있고, 일상 속에도 전쟁의 상흔이 있다”고 지적했다. 분단문학포럼 민병모 대표는 “전쟁은 길게, 일상은 널리 멀리 노려봐야 한다. 문학의 역할은 딱딱한 것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라며 전쟁과 일상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요구했다. 

강원문학포럼 노영일 운영위원장은 지난해 말 시행된 문학진흥법을 바탕으로 춘천에 전쟁문학관 설립을 제안하면서 “문학이 공간텍스트로 확대돼야 한다. 서울 은평구에 건립 추진 중인 국립한국문학관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특화된 문학관이 건립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정배 예술평론가는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인용하며, “전쟁에 대한 여성·아동·소외계층·소수민의 목소리가 나와야 전체의 모습이 조명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이번 포럼은 강원대에서 많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했던 첫 번째 포럼과는 달리 교외에서 소규모로 진행됐다. 장소와 규모를 조정한 이유에 대해 강원문화연구소 김풍기 소장은 “다수를 대상으로 한 강의식 분위기에서 탈피해 소규모의 인원이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첫 포럼을 지난해 2월 성황리에 개최하며 올해로 두 번째를 맞았지만 내년도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 포럼이 지자체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최된다 하더라도 지난해나 올해와 달리 어떠한 형태로 진행될지도 불분명하다. 김 소장은 “포럼의 형태가 정해진 것은 아니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지자체의 지원 없이 성공 사례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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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일상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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