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10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화가의 퍼포먼스도 기대

이수(사진) 화가에게 춘천은 인상적인 낭만도시였다. 하지만 그는 ‘와 보니 춘천은 외로운 도시’라 한다.

1980년대 뉴욕에서 미술공부를 하며 자유를 느낀 그에겐 2010년 즈음만 해도 서울이 활동무대였다. 춘천은 낭만이 있고 자연을 즐기며 작품 활동하기에 좋아 가족과 함께 춘천으로 들어왔단다. 7년이 지난 지금 홍천군 모곡리 봄바람 부는 양지 마을에 작업실 겸 터를 잡았다. 마당에는 조각가인 아내 작품이 간판 대신 찾아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돼 준다.

이번 희수전을 통해 캔버스를 빠져나온 자유로움을 혼신을 다해 표현해보겠다는 이수 화가
이번 희수전을 통해 캔버스를 빠져나온 자유로움을 혼신을 다해 표현해보겠다는 이수 화가

그는 1980년 시카고에서 개최한 전시를 시작으로 서울에서 20회 가량의 개인전을 열었다.  참여전은 그 이상이었고 회화로 표현하지 못한 정신적 세계를 몸짓으로 표현한 퍼포먼스 공연도 20회 이상 진행했다. 

그의 작품들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경계를 둘 수 없는 것을 표현한다. 사물을 볼 때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며 파동과 빛이 만물의 구성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관념적으로 다가오는 것들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현실을 그리는 것에 답답했어요. 그래서 눈에 보이는 물질계와 보이지 않는 영의 세계를 캔버스에 옮기게 되었죠. 이번 전시도 작은 몸짓에 강한 영향력을 지닌 ‘나비’로 눈에 보이는 세계를 담고, 존재하지 않는 추상적 배경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표현했습니다.”

희수전에 걸린 작품 나비
희수전에 걸린 작품 나비

춘천이 외로웠다지만 이곳엔 ‘이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자처한 후배들이 있다. 이수 화가를 위해 후배들은 전시장을 대여하고 자료를 만들어 사람들을 초대했다. 이들은 “일평생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던 이수 화가의 70년, 희수(稀壽)전을 마련했다”며 봄맞이 초대장을 보내고 있다. 나비를 보며 보이지 않는 것을 찾는 여정이 될 ‘나비의 꿈’ 전시는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지난 2일부터 시작해 10일까지 열리며 약 30여 점이 전시된다.

지난 2일 서울대 강만홍 교수의 퍼포먼스로 개막을 알렸고 전시를 닫는 10일 3시 공연엔 지역예술가와 그의 동료들이 대거 참여한다. 물론 그도 캔버스를 빠져나온 자유로움을 혼신을 다해 표현할 것이다.

화재와 수해로 수백 점의 작품을 잃고,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았던 그림을 잡고 있는 이유를 그는 “그림이 나를 자유롭게 해 놓을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유은숙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