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상인과 입주 상인 모두 활성화 체감하긴 힘들어…“임대료 올랐다”
‘불금’ 저녁 시간에도 30% 정도는 영업 안 해…“날씨 풀리면 붐빌 것”

지난달 18일, 한국일보가 한국지방자치학회와 공동으로 실시한 ‘2019 지방자치단체 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이 가운데 인구 50만 명 미만 도시 60곳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춘천시는 행정서비스 개선도 분야 1위를 차지했다.

행정서비스 개선도 분야와 관련한 세부 사항 가운데 지역경제 분야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결과를 놓고 춘천시는 육림고개 활성화에 대한 노력과 취업지원 프로그램인 ‘일구데이’ 시행 등을 지역경제 분야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한 요인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정말 육림고개 활성화가 지역경제 분야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정말 육림고개 활성화가 이루어졌는지는 의문이다.

금요일 저녁 무렵 육림고개 모습. 사람들이 붐벼야 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을씨년스러운 모습이다.
금요일 저녁 무렵 육림고개 모습. 사람들이 붐벼야 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을씨년스러운 모습이다.

활성화가 이루어졌다고 하는 육림고개에서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을 대낮에조차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창업한 상점들 중에는 영업을 하지 않고 문이 닫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시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소위 ‘불금’이라는 지난 8일 오후 5시~6시 사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의 상황은 방문자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 정도였다. ‘2017-2018 육림고개 청년몰 조성사업’에 선정된 20개 업체, ‘2016 육림고개 상인 청년지원사업’에 선정됐던 상점 중 남은 곳들, 시와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 없이 세련된 감각을 갖고 창업한 점포 등 총 40여 곳 가운데 영업을 하고 있지 않은 점포도 30%인 12곳에 달했기 때문이다. 활성화를 평가할 비교시점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의문은 가라앉지 않는다.

육림고개에서 수십 년 동안 음식 장사를 했다는 주 씨는 “육림고개에 청년 점포를 유치한 이후, 경제적으로 활성화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체감 상 비슷한 것 같다.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늘었다고 보긴 힘들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창업한 상점에 대해서도 “인터넷으로 장사를 하는지 문을 닫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장사가 잘 되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시에서 이런 정책을 추진하니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렸다”며, “기존의 상인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청년몰 조성사업에 선정돼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는 조 씨는 “그동안 겨울이라 손님들이 많지 않았다”며, “앞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면 손님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해당 점포 일대에 그동안 건물 공사가 진행됐던 탓에 많은 가게들이 장사를 재개한지 얼마 안됐다”며, “따라서 체감 상 활성화됐다고 보긴 힘들며 이제 다시 활성화하려고 하는 단계”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육림고개 활성화를 관할하는 시청 관계자는 “육림고개 활성화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조사 자료는 아직 없다”면서, “연구·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용역업체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향후 몇 년 후에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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