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운동 일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도지역 지정 ’주민공청회가 열렸던 지난 5일 오전 10시 춘천시청 대회의실. 과연 이 시간에 얼마나 많은 주민이 올 수 있을까 걱정한대로 30여 명의 주민들만이 모습을 드러냈다.

소수의 주민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날 주민공청회는 관련 전문가들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만든 안을 발표하고 주민 의견을 최종적으로 수렴하는 자리였다. 

이날 발표된 안은 4개의 큰 목표와 9개의 세부 목표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조운동 일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도지역에 지정된다 하더라도, 정말 되살아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태백 통리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014년 도시재생 선도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100억 원 가까이 들여 사업을 시행했지만 도시재생에는 결국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사업을 마무리해 ‘재생’했지만 현재 그곳을 찾는 방문객은 없다. 주민들은 떠나고 빈 상점은 늘고 있는 것이 통리의 현실이다.

조운동 역시 안심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4개의 큰 목표와 9개의 세부 목표 가운데 조운동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획기적인 것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예컨대 큰 목표 중 ‘문화상권’ 부분은 낙후된 조운동 일대가 아니라 이미 번화한 지하상가와 시청 앞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회혁신 문화허브’, ‘사회혁신 문화공동체’라는 큰 목표와 관련해 하겠다는 일들도 이미 춘천사회혁신센터에서 하는 일들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알기 힘들다.

큰 목표 ‘재미있는 언덕마을’에 딸린 ‘노후주택 재생사업’이나 ‘쾌적한 골목길·인도 조성’ 같은 세부 목표들도 성과가능성이 눈에 보이는 방안이라기 보다는 구호처럼 들린다.

주민들이 제시한 의견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카페마을, 카페도시가 많은 상황에서 또 하나의 카페마을이 들어서는 게 경쟁력이 있을지 모르겠다. 조운동의 특색인 골목을 이용해보자는 의견에서도 어떤 식으로 골목을 살릴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도시재생을 이야기하는 많은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마을공동체 복원이나 건설 방안이 뚜렷이 논의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로 보인다. 눈에 보이는 도로나 건물 몇 개를 치장한다고 도시가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통리를 비롯한 많은 사례가 증명해주고 있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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