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구어진 철판에 치~익 마가린이 녹고 있다. 네모난 식빵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고 계란프라이까지 더해지면 고소하고 달콤한 토스트가 완성된다. 식빵과 식빵 사이엔 떡갈비 두 조각이 끼워지고, 야채 계란부침도 더해진다. 터져 나올 만큼 속을 꽉 채운 토스트샌드위치가 호일에 싸여 먹음직스럽게 포장되면 간편 식사로는 그저 그만이다. 여기에 따끈하게 데워진 ‘베지밀’ 1병을 들고 5천원을 내면 점심메뉴를 고를 때까지만 해도 난감하던 걱정거리를 해결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즐겨 먹는 3단 갈비세트다.

고속도로 진입로 토마스요양병원 앞 공영주차장의 맛집, 푸드트럭 '날으는 ABC토스트'.

음식점을 운영하다 보면 밤새 일하고 늦게 일어나기 때문에 보통사람들의 점심식사 시간이 내겐 첫 끼니가 되는 터라 아침을 보통 한낮에 하게 된다. 서울 마장동으로 재료를 사러 자주 가는데 시간이 촉박하여 끼니를 거르기 일쑤다. 늘 고속도로를 이용하다보니 자연스레 '날으는 ABC토스트'가 자주 눈에 들어와 민생고 해결하느라 즐겨 찾는 단골 장소가 됐다. 무엇보다도 값싸고 맛있을 뿐만 아니라 빠른 시간 안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이제는 서울로 출발하기 전 전화예약으로 원하는 토스트를 신속하게 받아가곤 한다.

최종진(55) 사장은 10대 때 횡성에서 춘천으로 와 춘천 제일의 빵집 '대원당'에서 일하며 제과제빵 기술을 배웠다. 제빵기술자로 일을 하다 빵집을 차렸지만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판매가 위축되고 운영이 어려워졌다. 결국 두 번째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문을 닫았다.

최종진 사장
최종진 사장

푸드트럭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일터에서 새참으로 먹게 된 토스트샌드위치였다. 당시 35세, 그는 자신이 제일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는 토스트로 승부를 걸어보자고 다짐하고 푸드 트럭으로 토스트를 팔게 되었다고 한다. 그날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벌써 20년째 한자리에서 토스트샌드위치를 팔고 있다. 무허가로 영업을 하던 중 2016년 일자리 창출 명목의 푸드트럭 허가를 받았다. 

최 사장은 지금까지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만 빼고 하루도 쉬지 않고 문을 열었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손님과 지킨 약속은 단골 확보로 이어졌다. 그는 "남들 쉴 때 쉬고 놀 때 논다면 언제 일을 하고 언제 돈을 벌겠느냐"고 반문한다. 보통 가게만 열면 장사가 잘 되는 줄 아는데 쉽게 장사를 시작하면 쉽게 망할 수 있다는 일상의 진리를 강조하며 정직한 경고도 잊지 않는다. 

'날으는 ABC토스트' 는 연중무휴로 새벽 5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영업한다. 전화로 미리 주문을 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토스트를 준비해 준다. 가격은 3천원부터 5천원까지 다양하다.

날으는 ABC 토스트 
☎ 010-3283-1315

이철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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