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뫼자연교육연구소, '산야초꽃차' 조영화 마스터

만수국이 치마처럼 풀어지며 티 포트를 노랗게 물들이자 조영화(64) '산야초꽃차' 마스터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차를 마시기 전 눈으로 힐링을 먼저합니다”라고 말하며 그가 찻잔을 건넨다.

유치원 교사, 교육청 장학사, 국립유치원 원장, 강원육아교육진흥원장을 지내고 한림성심대에서 유아교육을 가르치던 그가 꽃차의 명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교육자로 정년을 마친 조 씨의 공방 꽃뫼자연교육연구소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꽃차 제조 과정 교육과 체험을 하는데 더 목적을 두고 있다.

산야초꽃차 조영화 마스터
'산야초꽃차' 조영화 마스터

숲 해설가로서 야생화와 수목에 대해 전반적 지식을 갖춘 그는 재료 채취에 대해 교육할 때도 자연에 대해 감사한 마음과 배려의 마음을 가장 먼저 주문한다.

“재료를 찌거나 덖는 일도 중요하지만 채취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죠. 그 과정에서 얻는 기쁨이 크다는 걸 전하고자 꽃차를 만드는 체험은 꽃을 채취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배려하는 채취란 가령 암수가 있는 동백꽃의 경우, 암나무보다 꽃이 약 10배 많이 피고 화려한 수나무에서 조금씩 하는 것을 말해요. 열매를 맺는 꽃은 솎아준다는 개념으로 조금씩 따야 하고요.” 이렇듯 채취 시 유념해야할 사항도 많다. 가능한 깨끗한 곳에서 꽃을 따야 하고 야생이라도 소나무 재선충이 있는 지역은 농약을 살포하기에 반드시 피해야 한다. 농경지 주변도 안심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꽃뫼자연교육연구소 공방에서 만든 꽃차들
꽃뫼자연교육연구소 공방에서 만든 꽃차들

꽃을 딸 때는 에너지가 응축된 상태인 봉오리 적합하다. 꽃이 활짝 피어 수정이 된 상태라면 위생적·영양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루테인 함량이 많아 눈에 좋다는 만수국, 단백질이 풍부한 아마란스 등은 하우스에서 식용으로 깨끗하게 기른 것을 사서 쓰기도 한다. 또 꽃뿐만 아니라 우엉, 인삼, 비트 같은 뿌리식물과 생강나무 잎, 뽕잎, 쑥 등 나물로 알려진 식물과 버섯 종류도 차로 만들 수 있다. 이렇게 그가 만들어 본 차가 100가지도 넘어 셀 수조차 없다고 말한다.

봄이 오면 이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이다. 산야 이곳저곳에서 분주한 그의 맘은 알 바 없이 꽃은 만개할 것이다. 곧 피게 되는 동백꽃을 시작으로 자연을 찻잔에 담는 그만의 경주가 시작된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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