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인들의 평화체제 구축 어렵다면 이제 민이 나서자
[사설] 정치인들의 평화체제 구축 어렵다면 이제 민이 나서자
  • 춘천사람들
  • 승인 2019.03.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해, 많은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4·27남북정상회담은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있었던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결렬로 많은 실망감을 안겼다. 기대가 크면 그 일이 성사되지 않았을 때 느끼는 실망감의 크기도 그에 비례해 커지기 때문에 지난해 있었던 4·27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접하며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파리까지 갈 꿈을 꾸었던 많은 대한민국 사람들의 아쉬움은 적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아쉬움만이 아니다.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 정착은 단순히 실망감, 아쉬움 정도로 표현할 만큼 적은 가치가 아니다. 그렇다면 모든 걸 정치인들에게 맡겨놓고 구경만 할 것이 아니라 평화를 갈망하는 정도만큼 행동을 해야 마땅하다. 미국과 북한의 정치인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정치인들의 일반적인 행태를 감안한다면 마냥 기다려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특히,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생사가 걸려있는 평화체제 구축 문제마저도 그간 자신이 해왔던 부동산 거래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한 당사자로 있는 한 기다림은 너무 사치인 듯 보인다. 미국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거대야당의 중견 정치인이라는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현재의 북미정상회담을 ‘김정은의 사기극’이라고 하고 문재인 정부는 이들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고 하니 더욱 그러하다.

다행히, 그냥 기다려서는 안 되겠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 1월 28일 서울의 프레스센터에서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DMZ 민(民)+평화 손잡기 발대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철원의 한 작은 교회 목사가 제안했다는 이 운동은 지난 11월 뜻을 같이하는 단체들이 모이면서 공식화됐다. 이후 발대식을 통해 전국 133명의 추진위원으로 구성된 DMZ 평화인간띠운동본부가 공식 출범했다. 올해가 마침 민족의 자주와 독립, 평화를 세계만방에 떨친 3·1운동 100주년인 만큼 이 숫자와 민족대표 33인의 숫자를 합친 인원이라는 설명이다. 남북 정상이 손을 잡고 평화를 약속한지 1주년이 되는 4월 27일 오후 2시(14시) 27분에 강원도 고성에서 인천 강화까지 5백여 킬로미터의 평화누리길을 ‘민간인’ 50만 명이 손을 잡아 인간띠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정치색을 배제하고 오로지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만의 참여로 기획되고 준비한 행사라고 강조하고 정부의 지원은 경찰청과 행정안전부 등에 안전 대책 협조를 해주는 정도라고 밝혔다. 구호도 평화를 갈망하는 마음을 담아 “꽃피는 봄날 DMZ로 소풍가자”라는 평화로운 문장으로 정했다.

이후 지난 16일 춘천시청에서 ‘DMZ평화인간띠운동 강원본부’가 출범식을 갖고, 전국 행사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으기까지 많은 지역의 운동본부가 발족했다. 또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운동본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일은 우리 춘천사람들의 동참이다. 정말 평화를 갈망한다면 지금부터 준비해 4월27일 DMZ로 소풍을 가자. 이런 일로 기적을 이룬 나라가 없는 것도 아니다. 구(舊)소련 치하에 있던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세 나라의 시민 200여만명은 이해 8월 23일 저녁 7시, 세 나라를 잇는 주요 간선도로를 따라 620㎞의 인간 띠를 만들며 “자유를 달라”고 외쳤다. 그리고 45년간 지속된 소련의 통치에서 벗어나 자유와 독립을 쟁취했다.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