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기(DMZ평화인간띠운동 강원본부 홍보위원)
김복기(DMZ평화인간띠운동 강원본부 홍보위원)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없다. 사람뿐만 아니라, 사람이 만든 기관, 학교, 사업, 정부, 국가도 꿈을 꾼다. 기관이나 조직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있고, 이루고자 하는 비전이 있다. 이러한 비전이나 가치는 “꿈”의 다른 표현이다. 

지금부터 30년, 40년 전에는 우리 모두에게 꿈이 있었다. 최소한 모두가 잘 먹고 잘 살아보자는 꿈이 있었다. “잘 살아보세~”를 외쳤던 이 나라는 “새마을운동”이니 “가나안농군학교”니 “흥사단운동”이니 “학생운동” 등 온갖 몸부림을 치며 꿈을 소중히 여기고, 계획하고 실천했다. 그 꿈은 이루어졌고, 세계는 이를 한강의 기적, G20, 3050클럽으로 불러주었다. 그렇게 우리의 잘 먹고 잘사는 꿈은 이미 이뤄졌고 국제적 위상도 꽤 높아졌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꿈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시대가 확 달라졌다. 이제 잘 먹고 잘 사는 건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이미 현실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한편으로는 차라리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들리곤 한다.

시대가 변했다. 그 변화 못지않게 이제 ‘꿈꾸라’는 말은 ‘꿈 깨라’는 말로 변했다. 허튼 생각하지 말고 현실을 먼저 직시하라는 것이 상책이 되었다. 미래의 삶을 저당 잡히지 말고 ‘지금 여기here and now’를 살라고 주문하고 있다. 지금 여기를 살고자 하는 사람들 중 청년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까지도 희망 없음을 토로하며 스스로 꿈의 날개를 접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 세대는 더 이상 꿀 꿈이 없다고까지 말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 속에서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꿈을 꾸어야할까? 섣부른 결론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여전히 다시 “잘 살아보세~”라는 꿈을 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제는 경제적인 의미를 넘어서, 내용을 알차게 꾸려가는 의미의 잘사는 꿈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여 잘산다는 게 무엇인지 다각적으로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4월 27일. 1년 전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손을 잡았던 날이다. 꿈같은 일이었다. 그 후로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427평화인간띠운동’을 펼친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오는 4월 27일 DMZ아래 ‘평화누리길’에 사람들이 모여 손에 손을 잡는다. 

우리를 갈라놓았던 이데올로기나, 편견, 사상적 분리를 넘어서 평화를 이뤄보자는 꿈이다. 그동안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는데 70년을 보냈다면 이제, 그 집을 평화로 가득 채울 꿈을 다시 꿀 때다. 헤어진 우리 민족은 물론, 온 인류가 하나 될 수 있도록 희망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꿈! 평화로 잘 살아보자는 꿈이다. 다시 꿈을 꾸자! 모두 함께 온 세상을 살리는 평화의 꿈을 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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