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호 (4·27 DMZ평화인간띠잇기 강원본부 공동대표)
한경호 (4·27 DMZ평화인간띠잇기 강원본부 공동대표)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4월 27일은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여 휴전선 500km를 국민 50만 명의 참여로 평화의 인간띠를 잇는 날이다. 그런데 분위기는 다소 침체돼 있다.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이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탓이다. 과연 비핵화는 잘 될 수 있을까? 의구심과 걱정이 우리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이 곧 열릴 예정이어서 거기서 무언가 동력을 다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러나 정상들 간의 대화와 타협도 중요하지만 민(民)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마음을 다잡아보자. 70년간 진행되어온 불신과 적대의 관계가 어느 날 갑자기 한두 번의 회담으로 해결될 수 있을 일인가? 신뢰의 회복과 약속의 실천으로 가는 여정이 그리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측했어야 했다. 이제 은근과 끈기에서 배운 지혜로 우리 민족의 저력을 발휘해볼 때가 됐다.

방법이 무엇인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갈망하는 국민들의 간절한 열망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어떻게? 4월 27일 휴전선으로 모여 평화의 손잡기를 함으로써 말이다. 거대한 퍼포먼스가 될 것이다. 민족사상 처음 있을 대규모 행진이다. 평화의 손을 서로 맞잡고 가슴과 가슴이 하나 되어 남과 북의 평화, 나아가 세계평화를 외쳐보는 것이다. 마음이 간절하면 하늘을 움직일 수 있다. 하늘이 감동하면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 이제 그 기적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어떤가? 해볼만하지 않은가? 불과 2년 전 촛불혁명의 힘을 체험한 우리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21세기 초입, 이제 세계는 전쟁과 폭력과 야만의 시대를 넘어 진정한 문명의 시대, 개벽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그 제일 앞줄에 한반도가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에 드리워진 어둠의 장막을 걷어내는 일이야말로 세계의 문명을 한 단계 높이는 쾌거가 될 것이다. 

강원도가 이 대사건의 선봉에 서 있다. 경기도와 함께 접경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을 이어야 한다. 이들 각 지역은 현재 활동본부를 꾸리고 있다. 손잡기에 참여하러 오는 국민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의 많은 지역들이 활동본부를 꾸리고 참가자들을 모으고 있다. 강원지역은 지난 3월 16일 강원본부를 결성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춘천 시민들의 협력과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수부(首府)도시민으로서의 역사적 책임감이 있지 않은가! 춘천 시민이 앞장서면 강원도가 움직일 것이다. 강원도가 움직이면 대한민국이 활기를 얻고 전 세계를 향해 평화의 발걸음을 성큼 옮길 수 있을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4월 27일을 상상해본다. 휴전선이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고 북녘 땅이 우리 가슴속으로 활짝 들어오는 것을. 

꽃피는 봄날 휴전선으로 소풍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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