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들, 룸 스프레이, 비누 만드는 한제헌 씨

7월 7일 제헌절에 태어나 아버님이 ‘제헌’이라고 작명했다는 한제헌 씨는 식품영양사였다. 육아로 일을 그만두고 둘째 딸아이 옷을 만들며 핸드메이드의 길로 접어들었다. 가구에 그림을 그려 넣는 ‘톨페인팅’을 시작으로 ‘냅킨아트’와 가죽공예도 배우며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때 그의 나이 30대 중반.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비누 캔들 등도 배우며 핸드메이드의 폭을 넓혔다. 

집은 그가 만든 제품과 재료들로 넘쳐났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자 그만의 공방을 가지고 싶다는 그의 꿈도 자랐다. 몫 좋은 곳은 아니지만 적당한 공간을 구했고 직접 페인트칠하고 인테리어를 꾸며 공방을 완성했다. 그렇게 2년 전 문을 연 ‘봄내향기 공방’은 현재 캔들, 룸 스프레이, 디퓨저, 비누 등 말 그대로 향기제품에 주력한다. 

느리더라도 확실하게, 재미있게 일하고 싶다는 한제헌 씨.
느리더라도 확실하게, 재미있게 일하고 싶다는 한제헌 씨.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모두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캔들 제품은 수없이 변모를 거듭한다. 다양한 모양으로 응용이 가능해 디자인도 천차만별이다. 밀랍으로 만든 벌집모양 초가 있는가 하면 화분에 앉은 선인장 모양 캔들은 미니화분으로 오해할 만큼 실감난다. 

“디자인에 대한 고민과 연구도 꾸준히 합니다. 로컬 디자인 제품도 만들어 보고 싶고 다른 핸드메이드 제품과 콜라보된 제품들도 재미있을 것 같아 구상중이에요. 공방 성장을 위해 온라인 마케팅, 브랜드 생성의 필요성 등 지원교육을 듣고 배우기도 했는데 잘 따라주진 않네요.”

봄내향기 공방에서 만든 캔들과 디퓨져, 룸 스프레이 들.
봄내향기 공방에서 만든 캔들과 디퓨져, 룸 스프레이 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맞추기도 쉽지 않다. 핸드메이드 KC인증 획득과 갱신 시 여러 품목을 받을 경우 비용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고형비누가 왁스, 흑채와 함께 화장품에 속하며 화장품 관련법으로 관리 받게 됐다. 지금껏 개인이 했던 비누 핸드메이드 공방 대부분은 문을 닫아야한다는 뜻이다. 올해까지 유예기간이라는데 내년부터 그도 비누제조 수업은 몰라도 비누는 팔수 없게 된다. 

춘천 프리마켓 시장의 설자리가 좁아지는 것도 문제다. 공원법에 어긋나 상행위를 할 수 없게 돼 성장하던 프리마켓 시장이 축소되는 느낌을 받는다. 작게라도 시장에 나가면 활력을 얻고, 만든 제품들을 판매할 수 있어 매출과도 연결이 됐는데 아쉬워하는 그다.

하지만 아직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즐겁다. 공방 운영 2년 동안 조금은 자리도 잡았다. 한제헌 씨는 ‘더디더라도 확실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오늘도 공방을 운영한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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