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수집 노인에 대한 지원 앞서 빈곤층 노인 조사와 지원 앞서야
춘천 노인 63.3%가 ‘경제 상태 열악’응답, 전국 평균보다 14%p 높아

OECD 국가들 가운데 노인빈곤율 1위라는 이 수치가 주는 불명예는 더 이상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춘천의 경우는 어떨까? 《춘천사람들》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한림대학교 고령사회연구소의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전국과 춘천 노인들의 빈곤 실태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은정 부연구위원은 지난 2017년 12월, 보고서 ‘노인일자리 종합계획(2018~2022)수립에 관한 연구’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월 소득 99만원 이하의 빈곤층(상대 빈곤층) 비율은 46.6%인 것으로 조사됐다. 월 소득 79만원 이하의 절대빈곤층에 속하는 비율도 36.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것은 이 같은 빈곤층 노인의 중위소득은 월 58.5만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65세 이상 노인 빈곤의 심각성은 다른 연령대와의 비교를 통해 확연히 드러났다. 60~64세 취업 인구의 절대 빈곤율은 3.8%이지만 65세 이상 취업 노인의 절대 빈곤율은 23.1%로 급증한다. 65세 이상 노인 취업자 가운데 저임금 근로자의 비율도 95.1%에 육박한다. 결국 이러한 노인 빈곤은 노인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동 개발원에서 2017년 이루어진 ‘폐지수집 노인 실태에 관한 기초 연구’에 따르면, 폐지수집 노인을 제외한 근로 노인(이하 근로 노인) 비율은 65-69세 구간에서 85세 이상 구간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지만, 폐지수집 노인 비율은 75-79세 구간에서 28.5%로 가장 높았다. 이는 근로 노인의 비율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감소한 반면, 폐지수집 노인의 비율은 경제적 빈곤의 시점에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근로 노인의 기초보장수급자 비율이 0.6%인데 반해 폐지수집 노인의 기초보장수급자 비율은 22.6%인 것으로 조사됐다.

춘천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림대학교 고령사회연구소 김영범·유지영·임연옥 교수가 실시한 2016년 춘천 노인생활실태 조사 개요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노인들의 주관적인 경제상태와 관련하여 응답자의 63.3%가 경제적 상태가 열악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서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 49.7% 보다 높은 수치였다.

반면, 자신의 경제적 상태를 중상층과 상층으로 인식하고 있는 춘천 노인 비율은 5.4%에 불과했다.

한편, 춘천에서 취업중인 노인 비율은 33.9%, 일을 하지 않고 있는 노인 비율은 48.6%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수입을 목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과 평생 취업 경험이 없는 사람의 비율도 전국 수준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 중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로 빈곤층에 해당하는 노인 비율은 9.3%였는데, 이 역시도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서 조사된 전국 수준의 기초생활보호 대상자가 5.6%인 것에 비해 더 높은 수치였다. 

춘천남부노인복지관 신아름 홍보팀장은 “춘천의 폐지수집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통계 자료는 따로 없다. 다만 유관기관들의 조사에 따르면, 노인들을 부양해야 할 의무자들이 책암을 다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폐지수집은 전문성 없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노인들이 폐지수집을 하는 측면이 크다. 따라서 폐지수집 노인 자체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빈곤층 노인에 대한 조사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폐지수집을 통한 이들의 월 평균 수입은 약 2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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