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육에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선행학습. 그 선행학습이 어떻게 강화되고 유지되는지 춘천 소재 학교를 중심으로 되짚어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와 원인 그리고 대책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자 한다. -편집자 주

강종윤 (강원대 교육학과 대학원)

우리나라 수학교육과정 변화는 정치의 변화와 그 맥을 같이 한다. 시대의 요구, 미래 산업을 예상하여 경쟁력 있는 미래 인재 육성과 같은 수사는 다 거짓이다. 단지 전 정권의 교육과정을 부정하고 비판하며 수학 이론 재배치(교과서 재구성), 특정 이론 일부 삭제 및 부활, 용어 변경만 있을 뿐이다. 이번에는 7차~8차 수학 교육과정(고등과정)을 중심으로 그 변화와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7차 수학교육과정(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문제점

7차 교육과정은 국민공통기본교과를 고1 교육과정까지 정한 뒤 고2~3학년부터는 학습자 선택에 따라 교과 구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큰 특징은 문과생에서는 미적분이 제외되었고 이과생 경우에는 포물선, 타원, 쌍곡선은 다루지 않았으며, 힘을 표현하는 벡터도 교육과정에서 제외되었다. 또 대학수학능력 수학 시험에서 문, 이과생 모두 미적분 단원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게 돼 당시 수학 학습량은 현재 고등학생에 비해 3분의1에서 2분의1 정도로 낮았다.

과도한 수학 교육 과열과 사교육 팽창을 막고자 수능 난이도도 무난하게 출제되던 시기였으며, 문과생들이 자연계열, 공학계열 학교 진학이 가능했던 시기였다. 7차 교육과정 문제는 대학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공학 계열 및 경제학 계열로 진학한 학생들이 미적분을 대학에서 배워야 했으며, 대학에선 학생들 지도에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8차 수학교육과정(이명박 정부)의 문제점

쉽게 이해하고자 8차 교육과정이라 명명했지만, 사실 2009년 교육과정 개정으로도 알려진 교육과정이다. 이른바 이명박 정권의 선물이라 하겠다. 수학 교육과정만 논하자면 과거로 완벽하게 회귀한 교육과정이다.

7차 교육 과정과 달리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가 부활되어 모든 고등학생이 배워야만 했다. 이과생 경우도 심화 미적분, 기하와 벡터 모두 배워야 했다. 학습자 입장에선 7차 교육과정에 비해 학습량이 2배에서 많게는 3배 정도 늘어난 분량이었다.

이런 교육과정 변화는 당연히 사교육 심화로 이어졌다. 개인 과외를 통한 선행학습은 초등학교까지 내려갔으며, 중1~2학년 때까지 미적분 이론을 모두 마쳐야한다는 신념을 일부 학부모에게 심어주었다. 이런 변화는 서울 강남 일부 지역만이 아니다. 학원 강사로서 일하는 춘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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