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 연산골 ‘장독마을’

동면 연산골에 봄이 찾아왔다. 가끔씩 손님들에게 맛난 닭백숙이나 닭볶음탕을 대접하고 고스톱을 즐기기도 했던 정감이 가는 동네로 추억이 많은 곳이다. 

이곳에 정갈하고 맛깔스런 보리밥집이 있다. 깔끔하고 구수한 밥상에 이끌려 벌써 네 번이나 다녀왔다. 물론 갈 때마다 새로운 손님을 모셔가게 되고 미식회의 즐거움까지 맘껏 누리고 온다. 손님들과 맛집을 찾아다니며 점심을 즐기는 편인데 맛집 추천으로 단연 손꼽히는 곳이다. 음식점 이름도 정감 있는 ‘장독마을’이다. 지난해 가을에 개업했다는데 꽃나무와 화분들, 올망졸망한 장독대가 어울려 어릴 적 외갓집처럼 친근하고 포근하다. 

'장독마을'은 꽃나무와 화분들, 올망졸망한 장독대가 어울려 어릴 적 외갓집처럼 친근하고 포근하다.
'장독마을'은 꽃나무와 화분들, 올망졸망한 장독대가 어울려 어릴 적 외갓집처럼 친근하고 포근하다.

점심시간에는 역시나 자리가 없다. 정오보다 좀 일찍 가거나 조금 지나서 가면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주문을 하고 잠시 주변의 꽃들과 장독대, 꽃밭 등을 한번 휘휘 둘러보고 나면 금세 한 상 뚝딱 차려 나온다. 먼저 두부조림, 코다리조림, 잡채, 양배추, 맵지 않은 고추, 돌나물(돗나물)이 들어간 물김치가 먼저 침샘을 자극한다. 그 정도면 입맛 돋우는 애피타이저로 최고다. 이어서 보리밥과 구수한 콩비지가 나오고 동그란 채반 안에 꽃심처럼 중앙에 포석된 강된장과 열 가지 넘는 반찬들이 정갈하게 차려져 나는데 그 색채대비도 입맛을 돋우는 데 한몫을 한다. 마치 미술관에 지금 막 전시된 작품처럼 신선하고 생동생동하다. 

"우와! "

채반 안에 꽃심처럼 자리잡은 강된장과 열 가지 넘는 반찬들이 정갈하게 차려져 나는데 그 색채대비도 입맛을 돋운다.
채반 안에 꽃심처럼 자리잡은 강된장과 열 가지 넘는 반찬들이 정갈하게 차려져 나는데 그 색채대비도 입맛을 돋운다.

같이 온 손님의 입이 떡하니 벌어진다. 그 모습에 이곳으로 안내하길 잘했다 싶어 뿌듯하기만 하다. 젓가락으로 나물반찬 한 가지씩을 보리밥 위에 얹고, 강된장 한 숟가락 푹 떠서 썩썩 비비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의 웰빙식이 탄생한다.

도라지, 얇게 썰어 말린 뒤 물에 불려 무친 가지나물, 취나물, 묵나물, 흐르레기버섯, 우엉볶음, 열무김치, 두릅무침, 계란장조림, 꼬시래기가 장독 뚜껑의 미니어쳐 같은 투박하지만 앙증맞은 용기에 담겨 소담하게 차려진 밥상을 보면 세상 그 어떤 부귀영화가 부럽지 않다. 순간 내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꿈을 꾸면서 그 꿈이 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 정도다. 

‘장독마을’ 영업시간은 오전11시30분부터 3시까지, 저녁5시30분부터 9시까지며 둘째, 넷째 월요일은 쉰다.

장독마을
강원 춘천시 동면 연산골길 72
☎ 241-8874

이철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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