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방사선 대응 민·관 정책간담회’ 열려
‘생활 방사선 대응 민·관 정책간담회’ 열려
  • 유용준 기자
  • 승인 2019.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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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재·아스팔트에서 방사능 높은 수치 … “자연 방사능도 문제 돼”
시민들 충분치 못한 간담회에 불만 … 라돈·감마선 등 모든 방사선 전수조사 요구도

지난 11일 춘천 바이오타운에서 춘천시는 ‘생활 방사선 대응 민·관 정책간담회’를 주최했다.

춘천 내 방사능 문제에 대해 우려하는 춘천방사능생활감시단(이하 방생단)과 시민들의 그간의 요구를 춘천시가 일부 수용한 것이었다.

2016년 원자력안전기술원과 공동으로 시행했던 춘천지역 방사선 측정 결과를 발표하는 춘천방사능생활감시단 강종윤 공동대표.
2016년 원자력안전기술원과 공동으로 시행했던 춘천지역 방사선 측정 결과를 발표하는 춘천방사능생활감시단 강종윤 공동대표.

방생단 회원과 일반시민, 관계자와 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김용재 센터장, 방생단 강종윤 대표, ‘에너지 정의행동’ 이헌석 대표,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주영수 교수,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교 박태현 교수, 청주대학교 방사능측정소장 이모성 교수의 발제가 주를 이뤘다.

김용재 센터장은 방사능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지표면에도 (우주)방사선이 있고 인체 내에도 K-40 등에 의한 방사능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평균 3.08mSv의 자연 방사능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2015년 스위스 보고서(‘배경 방사선 및 소아암의 위험’·Ben D. Spycher)에서 자연 감마선과 아동 암 관계는 비례한다고 했지만, 2017년 프랑스 보고서(‘자연 배경 방사선에 대한 주거 피폭과 프랑스의 소아 급성 백혈병 위험’·Claire Demoury)에서는 자연 감마선과 아동 백혈병 간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한 것을 인용하여 방사선과 질병간의 상관관계에 있어서도 여러 교란요인으로 인해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가별·지역별 방사선량에 대한 역학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라돈에 대해서는 “라돈은 자연 방사성 물질이라 현재 정부기관의 방사능 관리 배제 대상이긴 하나, 라돈은 그 특성상 관리가 가능하며, 관리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라돈 방사선의 평균 방사능 측정값은 연간 1.4mSv로, 강원도와 경상도 일부지역에서 높게 측정되긴 하지만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에서 언급한 방사선 피폭 권고 수치인 연간 10mSv 이하보다 더 낮은 수치”라며 “어쨌든 결론이 나지 않는 현재의 상황에선 더 많은 환경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강종윤 대표는 요점은 자연 방사능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니라며 반박했다.

현재 춘천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방사능은 암석을 가공해 만든 골재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 방사능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2016년 1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방사선 측정기 ‘인스펙터 얼럿(Inspector Alert)’을 가지고 춘천, 양구, 화천읍내, 화천군 사내면에서 상가, 주택 및 아파트, 아스팔트, 골재, 나대지의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를 공개했다.

춘천방사능생활감시단에서 춘천·화천·양구 지역에서 집안 바닥을 기준으로 측정한 방사선 수치.
춘천방사능생활감시단에서 춘천·화천·양구 지역에서 집안 바닥을 기준으로 측정한 방사선 수치.

그 결과, 집안 바닥에서 측정한 골재와 아스팔트의 방사능 수치는 각각 소수점을 생략한 평균값 484nSv(나노시버트·시간당, 연간 4.2mSv), 464nSv(이하 단위생략)로 나대지에서 측정한 값 286보다 200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바닥으로부터 1미터 떨어져 측정한 값에서도 골재와 아스팔트의 방사능 수치는 각각 320, 336으로 나대지 방사능 수치 220보다 100 이상 높았다. 골재와 아스팔트 방사능 평균 최댓값은 각각 367과 522를 기록했으며, 집안 바닥에서 측정했을 때에는 각각 618과 770의 평균 최댓값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어 강 대표는 건물의 준공 연도와 관련하여 80년대에 준공된 건물은 평균값이 192였지만 준공 연도가 현재에 가까워질수록 방사능 수치가 증가하여 2010~2017년에 준공된 건물은 평균 329의 수치를 보인다고 발표했다. 2000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 중 100~200의 값이 나온 곳도 일부 있었다는 단서를 달았다.

환경법을 전공하는 박태현 교수는 “법은 완벽하지도 충분하지도 않다”며 생활 방사능 문제와 관련하여 중앙정부와 시정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했고, 작업치료를 전공으로 하는 주영수 교수는 “한 때 저선량의 방사선은 오히려 암 예방효과를 가진다는 말도 있었지만 현재의 정설은 저선량의 방사선이라도 인체에 유해하며 피폭량과 질병발생률은 정비례한다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헌석 대표 역시 “아파트·고철·라돈지하수 등을 자연 방사선이라 보더라도 문제가 되는 것은 변함없다”며 시민들이 자연·생활 방사능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것과 더불어, 정부는 전수조사 시행과 방사능 물질 규제 등을 가능케 할 기본적인 문제의식을 가져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참여한 방생단 회원들과 시민들은 간담회의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끝장토론’을 기대했지만 당초 계획됐던 방사능 문제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전문가들 사이의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고, 시민들과의 토론이나 질의응답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생단 회원들은 격양된 모습으로 “아파트 15층에서도 방사선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것은 감마선 문제가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한 회원은 “환기시키면 라돈 농도가 떨어지는 것은 맞지만 문을 닫으면 금세 농도가 올라간다”고 외치기도 했다.

시민들은 방사능 문제가 세부 사안에 따라 국토교통부(골재), 교육청(학교 건물), 환경부(다중이용시설), 원자력안전위원회(생활주변 방사선) 등 여러 부처 소관으로 나눠져 있는 현실에서도 춘천시정이 춘천 방사능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줄 것을 부탁했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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